'NG장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8/04 《라따뚜이》 - 재미있는 과학적 오류들 by 작은인장 (14)
  2. 2008/04/07 한국영화 「사랑니」의 NG장면.... by 작은인장 (5)

《라따뚜이》라는 명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감상평과 과학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즐겁다. 사실 이 영화를 수십 번을 보면서도 과학적인 오류들을 쉽게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제작자가 직간접적으로 모든 상황을 설정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에서보다 편견과 잘못된 상식 때문에 오류를 범하기가 훨씬 쉽다. 그렇기 때문에 《니모를 찾아서》같은 좋은 영화들의 오류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만화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영화 속에서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류가 있는 만화나 영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은 편견을 형성하기 쉽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과 동식물들이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키마우스》나 《톰과 제리》 속에서 쥐는 치즈를 좋아하고, 고양이는 우유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사실 쥐는 치즈를, 고양이는 우유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한 오류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새끼 고양이들이 우유를 먹고 설사를 하느라 고생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물론 《라따뚜이》에서도 쥐는 치즈를 좋아한다는 잘못된 편견이 그대로 사용되어 쥐덫에 치즈를 사용하는 장면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봤더니 이 영화 《라따뚜이》에 대한 오류 4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다. 남자 주인공 링귀니의 발 옆에 있던 유리병이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래미의 꼬리가 투명해지는 등의 오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찾아낸 분들의 노고가 참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오류들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오류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1. 그네에 올라타서 그네 흔들기
주인 할머니에게 쫓기게 된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의 주인공 생쥐 래미의 형 에밀은 주인 할머니의 총격 앞에서 샹들리에에 매달리게 된다. 샹들리에에서 어떻게 도망갈 것인가? 래미는 급한 대로 형에게 소리 지른다. "샹들리에를 흔들어 봐." 샹들리에를 흔든 형은 석가래 위의 래미와 손을 잡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래미는 형에 비해 몸집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기에 형을 석가래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래미가 샹들리에로 떨어진다. 주인 할머니가 장전을 끝내고 총부리를 겨누는 순간 래미와 형은 샹들리에를 매달고 있는 줄을 타고 천정으로 도주한다. 결국 샹들리에 위의 작은 구멍으로 도망에 성공하는 순간 총알은 구멍을 맞추고 그 충격으로 수백 마리의 쥐떼가 모여 있던 천정은 주인 할머니 앞으로 폭삭 떨어져 내린다.
래미와 형이 편안하게 살던 시골집에서 떠나게 되는 사연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NG가 있는 것을 눈치채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문제의 장면은 형이 샹들리에를 흔드는 장면에 존재했다.
 NG 장면을 살펴보기에 앞서 그네를 타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 혼자서 그네를 흔드는 방법
어렸을 때 늦게까지 뛰어놀던 학교 운동장에는 어디에나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있었다. 이 놀이기구는 아이들을 과학의 길로 인도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 중 중요한 하나의 놀이기구는 단연 그네였다. 기초적인 과학에는 왜 그네 위에서 혼자서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 더 많이 흔들리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초등학교 학생 수준에서는 아무리 과학을 읽어도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인터넷을 뒤져도 명확히 설명해 놓은 글을 발견할 수 없으니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는다면 그네를 흔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기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도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해 보려고 한다.

그네가 흔들리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이 그것이다.
그네 문제에서 에너지란 것은 크게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두 가지가 존재한다. 위치에너지는 높이 올라갈수록 커지는 에너지고, 운동에너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커지는 에너지다. 에너지는 새로 생기거나 사라질 수 없는 보존량으로 에너지의 흐름을 살펴봄으로서 우리는 물리를 좀 더 규칙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그네 문제에서는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높은 곳에 있던 물체가 낮은 곳으로 움직이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속도가 빨라진다. 이를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 부른다.
각운동량이란 것은 회전하는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련된 법칙으로 물체의 위치가 회전중심에서 멀수록, 속도가 빠를수록 커지는 물리량이다. 일반적으로 한 물체가 움직일 때 회전중심에서 멀어지면 속력이 느려지고, 가까워지면 속력이 빨라져 전체적인 각운동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각운동량이 보존되는 현상은 혜성의 움직임이나 인공위성의 움직임 같은 거시적인 현상에서부터 자이로스코프의 운동이나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회전하는 묘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관측된다. 이러한 현상을 물리학자들은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 부른다.

이제 그네의 움직임을 이야기해보자.
그네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순간적으로 그네는 정지한다. 운동에너지가 0이 되는 반면 위치에너지는 최대가 된다. 그네가 내려오기 시작하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면서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각운동량이 당연히 커지게 된다. 각운동량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했는데 그네가 흔들리는 동안 어떻게 각운동량이 커지는 것일까?
각운동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외부에서 각운동량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각운동량이 들어올 곳은 그네가 매달려 있는 봉밖에 없고, 봉은 땅 속에 고정되어 있으므로 결국 각운동량은 지구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회전에 해당하는 각운동량은 그네가 흔들리는 것에 비하면 매우매우매우 거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네가 흔들리는데 조금 더 각운동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우리는 지구 자전의 미미한 변화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럼 한 단계 생각을 진전시켜 그네 위에 사람이 타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네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서 멈춘 순간에 사람이 서 있다가 그네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올 때까지 앉는다면 그네가 낮아진 높이보다 사람의 무게중심이 낮아진 높이가 더 커지고, 그네의 속력은 사람이 꼼짝하지 않고 있을 때보다 빨라진다. 무게중심이 회전중심에서 더 멀어지고, 속도도 빨라졌으니 각운동량은 더 커졌고, 그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처음에 정지해 있었던 높이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네가 높은 곳으로 올라갈 때 사람이 다시 일어선다면 무게중심이 다시 처음처럼 높아지게 되고, 속도는 느려져 처음 출발한 높이만큼 올라간다. 그리고 각운동량의 양은 유지되어야 하므로 속도가 느려지면서 지구로부터 받았던 각운동량은 다시 지구로 되돌려주게 된다. 이 때 사람이 앉으면서 늘어났던 각운동량도 지구로 되돌려준다.
그러나 출발할 때 서 있던 사람이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오면서 앉았다가 다시 높이 올라갈 때 일어선다면 처음 출발했던 높이보다 더 높이 올라가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람과 그네가 처음 내려오는 동안은 사람이 앉는 동작과 동시에 서서 그대로 내려오는 것보다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중력이 그네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향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양이 작더라도 그네는 더 빨리 움직이게 만든다. 그리고 그네가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동안 앉았던 사람이 다시 일어선다면 이 때 사람이 일어서는 방향은 그네의 줄과 평행하게 회전중심을 향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의 발이 그네를 누르는 힘은 중력과는 다르게 회전중심의 반대편으로 향하게 되고, 이 때 발생하는 힘은 그네의 운동방향과 완전히 수직이므로 일어서는 움직임은 회전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체적인 무게중심이 높이 올라갔으므로 속도가 느려지기는 하겠지만 처음 출발한 높이보다는 조금 더 높이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여기서 그네가 더 높이 올라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사람들이 앉았다 일어섰다 하면서 다리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무게중심을 주기적으로 이동시키는 것만으로 그네를 더 많이 흔들 수 있다.

○ 혼자서 샹들리에를 흔드는 방법
이제 《라따뚜이》에서의 래미의 형 에밀이 샹들리에를 흔드는 방법을 살펴보자. 샹들리에는 쥐에 비해서 꽤 넓어서 에밀은 샹들리에를 흔들기 위해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움직인다.

에밀의 위치는 높이 올라가는 쪽으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에밀의 위치는 높이 올라가는 쪽으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에밀은 밑의 화면에서와 같이 샹들리에가 오른쪽으로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왼쪽으로 움직일 때 왼쪽으로 움직여 샹들리에가 더 많이 흔들리도록 만들려고 한다. 하나하나의 정지된 장면에서 생각하자면 오른쪽으로 높이 올라갔을 때 오른쪽으로 움직여 있는 것이 샹들리에가 더 많이 흔들리도록 힘이 작용한다.

보강간섭이 일어나야 더 많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샹들리에가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전혀 다르다.
샹들리에가 가장 낮은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여 있는 경우에는 중력에 의해서 샹들리에는 왼쪽으로 가속된다. 반대로 왼쪽으로 움직여 있는 경우에는 오른쪽으로 가속된다. 샹들리에 위의 에밀은 중력이 가속시키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힘을 줘서 샹들리에를 더 많이 흔들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에밀이 움직이는 방향에 반대방향으로 샹들리에는 밀리게 된다. 에밀이 움직이기 위해서 샹들리에를 밟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우리는 뉴턴의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결국 샹들리에가 오른쪽으로 움직여 있을 경우에는 에밀는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하고, 왼쪽으로 움직여 있을 경우에는 왼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NG가 생기게 됐는데 에밀은 샹들리에를 흔들기 위해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오른쪽으로 달려가고,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왼쪽으로 달려간다.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샹들리에가 아직 왼쪽에 있으므로 아직 왼쪽으로 움직이고 있어야 할 때다.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에밀처럼 움직이면 샹들리에는 결국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그네를 여러분이 정지시키려고 할 때 어떤 방향으로 힘을 줘야 할지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게 이해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간단한 오류다.

○ 《캐리비안의 해적 3》의 배를 흔드는 방법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영화가 한 편 더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3편 '세상끝에서(At Worlds End)'에서 스패로우 선장은 갑자기 배를 뒤집어야 된다는 기록을 지도에서 발견하게 되고 배의 갑판에서 좌우로 주기적으로 움직여 배를 뒤집는다.

여기서 선장은 배가 기우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서 배가 높이 올라간 방향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결국 배는 뒤집힌다. 여기서 잭 스패로우 선장과 선원들이 배를 정말 잘 뒤집었을까?

배는 모양이 윗쪽애 넓게 벌어져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기울면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가게 된다. 옆 쪽이 잠기는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거웠던 밑 부분이 위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게중심이 들리는 양이 커질수록 진자의 운동에서처럼 다시 가장 낮은 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게 된다. 이를 배의 복원력이라고 부른다. 만약 복원력이 없다면 배가 똑바로 항해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오른쪽 그림에서와 같이 만약에 배가 수평을 유지한 상태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회전운동량만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하자. 이 때 선원들은 어떻게 해야 배를 더 심하게 흔들 수 있을까? 선원이 배 위에서 움직이면 배는 선원이 움직이는 반작용으로 반대로 힘을 받게 되고, 그 힘은 배를 회전시키려 할 것이다. 선원이 갑판에서 왼쪽으로 움직인다면 배는 오른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는다. 힘을 이렇게 받는다면 배의 회전운동량과 방향이 반대가 되므로 회전운동량은 줄어들게 되고, 배의 흔들림은 멈추게 된다. 반대로 선원이 오른쪽으로 움직인다면 배는 왼쪽으로 힘을 받게 되고, 배의 회전운동량은 증가한다. 결국 배의 움직임은 증가한다.
그러나 배는 복원력이 점차 커져서 운동이 정지하고, 배의 무게중심은 가장 높은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 뒤에는 배의 회전방향은 시계방향으로 바뀐다. 배의 회전방향이 바뀌게 되면 선원의 움직임도 바뀌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샹들리에를 흔들 때와 마찬가지로 선원의 움직임은 배가 수평이 됐을 때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수평이 됐을 때 배의 운동량은 최대[최소]가 되고, 그 뒤부터 다음번 수평이 될 때까지 운동량은 계속 감소[증가]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운동량을 더 빨리 감소[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선원의 위치는 별로 상관이 없고, 선원의 움직임 방향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각주:1] 이 결과는 우리의 경험과도 매우 잘 일치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캐리비안의 해적 3》의 배를 뒤집는 장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옳은 장면과 틀린 장면들이 섞여있다. 아마도 과학적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기 위해서 다시 촬영한 뒤에 그 필름들을 섞어 사용했다고 추측된다.

ps. 요트 조정




2. 전등에 비친 래미의 위기일발!!
링귀니의 Special order(특별한 주문) 요리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식당이 끝난 뒤에 축하하는 의미로 주방 직원들이 모두 모여서 포도주 건배를 한다.
래미의 존재를 의심해서 확실한 증거를 찾고자 하던 주방장은 이 순간 우연히 링귀니의 주방모자 속에 비친 래미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주인공 링귀니와 래미에게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이다.


그런데 과연 주방모자 속에 들어있는 래미가 쥐라는 것을 확실히 알 정도로 그림자가 생길 수 있을까?
그림자는 빛이 특정한 영역에 비춰지지 않아 어두워지는 현상이다. 그림자가 생기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밝게 빛나는 광원, 빛을 차단하는 불투명한 물체, 그림자가 비춰지는 스크린이 그것이다. 래미의 그림자는 주방모자에 생긴 것이고, 불투명한 물체는 래미다. 광원은?????
광원이 어떤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데, 이 장면에서 광원으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은 전등불 자체와 전등불빛을 분산시키는 주방모자를 각각 광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둘 모두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만약 전등불 자체가 광원이라면 그림자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주방모자가 광원이라면 래미를 둘러싼 넓은 공간이 광원이 되고, 그림자는 엷게 퍼질 수밖에 없다. 구름 밑에서는 충분히 밝은데도 불구하고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것과 같이 하나의 광원이 아니라 넓게 퍼지는 광원에서는 엷게 퍼지는 그림자만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뭔가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쥐라는 것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반사란 것은 어느 정도 밝기 이상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전등불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주방모자에서 반사된 빛은 상대적으로 엷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라따뚜이》에서처럼 보통 전등이라면 주방모자를 투과할 정도의 밝기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햇볕에서도 모자 속의 쥐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보다 훨씬 강한 카메라 플래시 정도라면 혹시 가능할 수도 있다. 플래시 불빛은 전등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혹시 인터뷰 장면에서 카메라 플래시 불빛으로 쥐의 그림자를 봤다거나 씨쓰루 현상이 발생했다면 모르겠지만, 전등 불빛에 비춰진 래미의 그림자를 보고 쥐의 존재를 알아채기는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ps. 씨쓰루(see-through 또는 see-thru) 현상



3. 떨어지는 만년필의 회전

머피의 법칙 중에서 이런 내용이 있다.
"잼을 바른 빵을 떨어트리면 항상 잼을 바른 면이 땅바닥을 향해서 떨어진다."
그리고 이 머피의 법칙이 더 발전하여 무중력 고양이라는 유머도 만들어졌다.

잼을 바른 빵을 떨어트리면 항상 잼을 바른 면이 땅바닥을 향하려고 한다.
고양이를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면 고양이는 발을 밑으로 향하게 만들고 떨어진다.
고양이 등에 식빵을 붙이고, 그 위에 잼을 바른 뒤에 떨어트리면 식빵은 쨈이 발라진 쪽을 밑으로 향하게 만들려고 하고, 고양이는 발을 땅 쪽으로 향해 떨어지려고 해서 서로 땅 쪽으로 향하려고 바동거리며 다투다가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둥둥 떠 있게 된다.

그러나 잼을 바른 빵을 떨어트렸을 때 잼을 바른 면이 지면을 향하는 현상은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되며, 머피의 법칙같이 운이 나쁜 현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미끌어지는 동안에도 회전하고 있다.

G : 무게중심

r : 회전반경

그림에서와 같이 탁자의 모서리에서 떨어지는 물체는 물체의 두께에 해당하는 작은 회전반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물체의 회전관성은 회전반경에 상관없이 큰 편이다. 여기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회전하다가 미끄러지는 현상과 공기의 마찰까지 발생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약 0.5~1.5m 정도 자유낙하 하는 시간동안 물체는 채 한 바퀴를 돌 수 없다. 그래서 잼을 바른 뒤에 식탁에 올려놓은 식빵은 떨어질 때 항상 윗면(잼을 바른 면)이 밑을 향해서 떨어지는 것이다. 이 실험은 간단하므로 누구나 직접 해 보기 바란다. 손에서 떨어트려도 되고, 상 같은 곳에서 해도 된다. 볼펜이나 같은 것을 떨어지도록 슬슬 밀어보기 바란다. 꽤 높은 곳이 아니라면 결코 한 바퀴를 돌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펜이나 샤프를 떨어트리면 촉(심)이 땅으로 향해서 떨어져 고장이 잘 나는 현상도 똑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벌써 반 바퀴 넘게 돌았다.


이 영화에서 평론가 이고가 떨어트린 만년필은 거의 두 바퀴를 돌고 떨어진다. 저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면 만년필의 무게중심이 매우 높은 제품이라거나 하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필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무게중심이 낮을수록 필기감이 좋기 때문이다. 한 끼에 수천만원씩 하는 와인을 마시는 안톤 이고가 과연 필기감이 아주 나쁜 만년필을 사용할까?

ps. 물리와 연관 없는 오류들

  1. 배의 움직임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배의 무게중심이 회전중심보다 약간 아랫쪽에 위치하는 단진자로 보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런 물리계라면 배의 움직임은 어떻게 해석될까?
    배가 위의 캡쳐장면에서처럼 왼쪽으로 기울었을 때는 배의 무게중심은 오른쪽으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면 배의 무게중심은 왼쪽으로 힘을 받는다. 마치 진자가 움직이는 모습과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배를 더 많이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배가 갖는 복원력의 방향과 일치하게 힘을 주면 된다. 여기서 《라따뚜이》에서 에밀이 샹들리에 위에서 움직일 때 작용-반작용의 원리가 적용됐던 것처럼 선원의 움직임 방향에 반대 방향으로 배에 힘이 가해진다. 그러나 《라따뚜이》에서와는 다르게 선원의 위치가 배의 회전중심을 기준으로 무게중심에서 반대방향에 있다. 따라서 선원의 움직임은 《라따뚜이》의 에밀의 움직임과 반대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배가 왼쪽으로 기울 때 선원들은 왼쪽(낮은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물론 이 때 낮은 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해석은 그러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본문으로]
포털에 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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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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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4 19: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 입니다

  2. 2008/08/05 02:1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눈에 흰자 뿐이 아니라 발가락 갯수도 틀린듯 하네요

  3. BlogIcon 대발이 2008/08/05 17:4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주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에서도 여러가지 과학적 고민을 해 볼 수 있겠네요~

  4. BlogIcon 대발이 2008/08/06 13:3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자~~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사랑이 뭐길래" 를 시청한 경험이 있으며, "대발이" 라는 캐릭터를 알고 있는 당신은??
    .............. 노 .. 땅..... ㅡㅡㅋ
    요즘 파릇파릇한 사람들은 그런거 모른답니다. 그런걸 알면 이미 최소한 30줄이라는거.. ㅠㅠ

    • BlogIcon 작은인장 2008/08/06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저 30대인거...
      그런데 이런 추측은 위험한 것이 케이블TV를 통해서 어린 친구들도 대발이를 많이들 알고 있다는 거죠.ㅎㅎ

  5. 과학이 2008/08/12 00:4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영화 속 과학적 오류에 관해 자료 낼 게 있었는데
    정말 유용하게 쓸게요. 감사합니다^^

  6. 블객 2008/09/09 23:3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네의 경우 단진자에다가 줄의 길이가 시간의 함수로 변화할 때 미분 방정식을 풀어야 되네요. 수학 열심히 할 걸... ;;
    http://en.wikipedia.org/wiki/Parametric_oscillator

    또 직관적인 플래시도 있습니다.
    http://www.sciences.univ-nantes.fr/physique/perso/gtulloue/Meca/Oscillateurs/botafumeiro.html

    • BlogIcon 작은인장 2008/09/09 2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이것 때문에 골치아프시다고....ㅋㅋ

      대학교 다닐 때 제가 궁금했던 것 중 한 가지가 용수철로 된 진자를 흔들면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문제였는데, 풀다가 포기했다는...ㅜㅜ

      좋은 사이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래쉬 이거 아주 재미있는 사이트로군요. ^^

영화 「사랑니」는 사실 별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래서 딴짓 하면서 보았기 때문에....
영화 내용도 잘 모르겠다. 온갖 화면상의 장치들은 이해하기 힘든 것들 투성이였고,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은 앞뒤의 개연성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기도 힘들다. (내가 건성으로 봤다지만... 내가 집중을 안 했거나 이해력이 부족해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모 평론가가 극찬했던 김정은의 연기는 사실은 어설프기 그지 없어 보였다.
등장인물들이 무지 헤깔린다는 것은 논외로 하자.....(일인 이역을 해서 그런지 두 시대의 17살짜리 꼬마들이 등장하면 어느 때의 이야기인지 구분하기가 매우 힘들다.)



하여튼.. NG를 찾아보자...

영화 사랑니의 주인공 김정은(조인영 역)은 극중의 나이가 30살이다. 개봉이 2005년이니까..... 대략 고등학교 시절이 언제였을지는 짐작하기 바란다.
김정은은 또한 학원의 수학 강사다. 영화에서는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입시학원에서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강사로 채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김정은은 고등학교를 이과로 진학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교차지원이 거의 없었다.)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김정은이 수학을 능숙하게(?) 강의하고 있다.
(사실 능숙한 사람이라면 저렇게 좔좔 강의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 NG가 났을 거라고는 ...... 제작진이 생각하질 못했던 것 같다.







김정은의 옛 첫사랑인 이석이 김정은에게 나타나서 옛날에 네가 빌려줬던 이라면서 교과서를 한 권 전해준다. 그 을 들여다보면서 흐뭇하게 웃고 있는 김정은....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은 분명 『세계지리』교과서다. 세계지리 교과서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이 고등학교 생활을 하던 90년대 초중반 당시에는 지리 과목이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로 나뉘어 있었다. 한국지리는 이과생들이 배우고, 문과생들은 한국지리에 더해서 세계지리도 배운다.

그렇다!!! 김정은은 고등학교 때 자기 수업과도 상관없는 세계지리를 혼자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황당한 고등학생이 있나!!!!
그래서 제작진은 소품 하나 잘못 챙긴 실수로 NG를 내고 말았던 것이다....^^


ps.
사실은 나도 고등학교 3학년 때 문과 참고서인 국어 문법을 구입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왜 그랬냐 하면 문법 문제를 자꾸 틀려서.. ... 열받아서 그랬다. 하지만 세계지리와 한국지리는 다르다. 교육과정상 나는 세계지리를 절반정도 배울 수밖에 없었는데, 세계지리와 한국지리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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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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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파란토마토 2008/04/09 00:0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하하. 대단하시네요. 그런 오류를 잡아내시다니!
    옥의 티 잡아내는 독한 넘이 누군가 했더니.. 작은인장님? ^^

    아.. 근데 이 영화 엉망진창이었어요.
    전 진짜 졸작 중의 졸작이라 생각했어요.
    영화 구성도 넘 엉망이고 재미없고, 감정적으로도 몰입안되고,
    주인공들 여럿 나오는 것도 헤깔리기만 하지 너무 재미없는데다가.,
    정서적으로도 선생이(아무리 강사라도) 학생과 그런 짓을 한다는게
    제 가치관과 도덕관념으로는 용서가 안되었어요.

  2. BlogIcon 파란토마토 2008/04/09 00: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김정은 연기도 별로였고.. 칠판에 필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따우로 필기하면 어느 학생이 집중합니까.ㅋㅋㅋ
    아마 필기할 시간에 전부 떠들고 놀걸요? ㅋㅋㅋ

    • BlogIcon 작은인장 2008/04/10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필기야 뭐....^^;
      오히려 유려한 강의가 현실감이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선생과 학생의 관계는 별로 상관하지 않는데... 아무튼 엉망인 영화였더라구요. ^^;;

  3. BlogIcon 커서 2008/04/11 01:0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떻게 그걸 잡아내죠. 하여튼 대단하시네요. 근데 이 포스트는 블로거뉴스 안보냈네요. 재밌는 기사가 될 것 같은데.

    • BlogIcon 작은인장 2008/04/11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안 보냈습니다.

      최근 블로거뉴스에 많이 실망하고 있어요.

      가끔 들려서 뉴스를 보면 매번 비슷한 류의 포스팅만 뽑아놓더라구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