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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3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5 - 해외편 by 작은인장 (7)

라디오키즈 님 블로그에 방문했다가 시네마천국의 알프레도 역을 하셨던 분이 돌아가셨다는 글을 봤다. 나도 많이 좋아하는 분이셨기에 예전에 ohmynews blog에 썼던 글을 옮겨본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 해외편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정확히 생각나진 않지만 초등학교 때 자다가 일어나서 토요명화에서 본 '대공룡시대'일 것이다. 공룡들이 나와서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나와서 공룡들과 싸우기도 하는 영화였는데 특수효과에 사용된 공룡들의 움직임이 음악의 스타카토를 노래 부르듯이 마구 끊기는 그러한 영화였다.

시간이 지나 영화와 사상과 논리와 감정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영화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다. 좋은 영화는 많이 있지만, 이곳에서 이야기하는 영화는 1980년 이후 상영된 해외 영화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정리하고자 한다.


1. 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 이탈리아)

한 마을의 영화기사 알프레도와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5살 난 꼬마 토토의 이야기이다. 알프레도는 나이가 이미 중년이지만, 성장기에 1차 세계대전이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며, 그래서 결혼도 하지 못한 불우한 사람이다. 알프레도는 거의 매일 영화관에 찾아오는 가난한 집의 아이 토토를 좋아하게 된다. 토토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으로 러시아에 참전했고, 어머니는 힘겹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간다. 그래서인지 토토는 항상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면서 시간을 보낸다. 토토에게 유일한 낙은 신부님이 영화를 검열하는 시간에 영화관에 몰래 숨어들어 영화를 훔쳐보는 일이다.[각주:1] 알프레도는 점차 러시아에서 사망한 토토의 심리적인 아버지 역을 대체하게 되면서 토토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점차 세월이 흘러 토토는 고등학생이 되고, 같은 학교의 멜레나라는 은행장의 딸을 좋아하게 된다. 이 둘은 토토의 오랜 구애로 사랑하게 되지만 멜레나 부모의 반대로 결국 사랑을 완성하지 못하고, 토토는 알프레도의 권유대로 고향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간다.

토토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영향으로 심한 정신적 불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고, 영화감독이 되어서는 이러한 자신의 내면을 그리며 유명한 영화감독이 된다.

어느 날 알프레도가 죽자 토토는 그의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수십 년 만에 마을로 돌아와 열애할 때의 멜레나와 꼭 닮은 멜레나의 딸과 중년의 멜레나를 만나고, 옛 추억이 깃든 건물들과 늙어버린 사람들을 보면서 결국 찾아 헤매던 인생의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기 바란다. 3 시간이 넘는 어마어마한 길이이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보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던 영화였다.[각주:2]

이 영화는 알프레도가 토토의 성장을 지켜보며 어떻게 도와주는지를 그린 영화다. 따라서 알프레도와 토토의 대화를 잘 들어봐야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전 화면이 나오는 제대로 된 타이틀이 없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제대로 된 타이틀이 나오길...

ps. 이 영화는 1989~1990년까지 세계의 거의 모든 영화제를 휩쓸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때 가장 많이 이용한 벨소리가 이 영화의 주제음악 이였다고 한다.

2. 델리카트슨 사람들 (Delicatessen, 프랑스)

Delicatessen(개봉명 : 델리카트슨 사람들)은 프랑스 영화다. 프랑스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심오한 철학(?)을 내포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관점으로 일관해서 일반 관객들에게 외면 받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아주 특이한 세계를 설정한 후[각주:3] 일반적인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아주 엽기적인 내용을 잘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시대상은 알 수는 없지만, 육류가 품귀된 어느 세계라는 것만을 알 수 있다. 그 세계에 존재하는 Delicatessen이라는 것은 어느 작은 한 마을의 정육점이다. 이 정육점은 외부에 인부를 구한다고 광고를 낸 후 찾아오는 사람을 채용해서 한밤중에 슥삭~ 해치우는 그러한 곳이다.

영화의 시작은 이 정육점의 딸과 일자리를 얻기 위해 찾아온 광대의 기막힌 사랑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복잡한 복선과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재미있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만들면서 정말 재미있게 전개된다.

우리나라의 '엽기적인 그녀'를 엽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시라! 그건 그냥 조금 튀는 것일 뿐..... 이 Delicatessen이야말로 엽기적인 영화의 대표가 될 것이다.

ps. 이 영화도 1990년 개봉당시 많은 상을 휩쓸었다. dvd도 출시됐는데, 저가로 출시됐기 때문에 타이틀 자체의 매력은 별로 없다.

3.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ot, 미국)

이 영화의 주인공 멜빈 유달은 유명한 소설가이자 결벽증이 심한 사람이다. 식당에 가도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서 자신이 가지고 다니는 1회용 식기만을 사용하며, 외출 후에는 꼭 아주 뜨거운 물에 자신의 손을 새로 뜯은 비누를 두 개씩 사용해서 두 번씩 씻는 완벽증의 사람이다. 심지어는 외출했다 돌아오면 자물쇠를 열었다 닫았다를 다섯 번씩 닫아야 맘을 놓는다.

매우 괴팍해서 자신의 병을 고쳐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의사의 치료를 무시하거나 만족해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멜빈 유달은 이렇게 꽉 짜여야 맘을 놓는다. 그러나 이 사람의 옆집에 어느 날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그의 일상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자세한 것은 영화를 직접 보지 않고는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이 영화의 구성이 굉장히 치밀하고, 템포가 빨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뭐 결국 이 영화는 주인공이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타이타닉>과 함께 1998년에 만들어졌다. 이 영화의 주인공 잭 니콜슨은 1998년 아카데미상 후보가 발표된 뒤에 “아카데미상은 나에게 너무 짜다”(남우주연상을 너무 안 준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영화이기도 하다. (결국 잭 니콜슨은 세 번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타이타닉>의 열풍 속에서 극장흥행에 크게 성공하진 못했지만 <타이타닉>의 허접한(?) 구성과 비교해 보면 훨씬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한시라도 눈을 떼서 몇 장면을 놓친다면 다시 봐야 할 정도로 일부분을 빼놓으면 재미를 놓치게 되는 영화다.(영화 내용이 이해가 거의 안 될 것이다....) 그러니 꼭 집중해서 보기 바란다.

ps. <타이타닉>이 1998년 미국 아카데미상을 휩쓰는 가운데 알자배기 남우주연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4. 집으로 가는 길 (The Road Home, 중국)

도시에서 교육받은 아버지가 평생 교사로 일한 시골에서 돌아가시자 마을로 돌아와서 전통 장례식을 끝까지 주장하시는 어머니의 고집에 옛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되는데....

막 부임한 시골 학교 선생님은 사실은 얼마간 근무하다가 도시의 좋은 학교로 옮기기를 희망하는 젊은 남자였다. 이 선생님이 부임한 곳에는 18세의 소녀 자오디가 있었는데, 그녀는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시간이 흐른 후 그녀의 남자에 대한 접근의 노력이 헛되이 남자는 도시의 학교로 떠나게 되고, 그녀는 이 남자를 잊지 못해 상사병에 걸린다. ^^;

그 후의 이야기는 쓰지 않아도 읽으시는 분들이 다 추측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영화의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이얀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은 사실 처음 나왔을 때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여주인공을 열연한 '장쯔이'가 <와호장룡>으로 대스타가 되면서 그녀의 데뷔작인 이 영화가 주목받게 됐다.

사 실 이 영화 자체가 매우 뛰어난 영화이며, 이 영화의 배경인 옛 중국의 배경을 아주 잘 복원해 냈다는 부분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 렌즈에 정교하고 시원하게 담아냈다는 것이 더욱 더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점이다.

ps. 제 22회 베를린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5. 구름속의 산 (A WALK in the CLOUDS, 미국)

결혼식을 올리자마자 전쟁발발로 전쟁터로 간 폴 셔튼(키아누리부스 역)은 제대 후 전쟁터에서 돌아와 아내를 찾아간다. (이 당시 전쟁으로 참전하는 군인을 위해 처음 만난 사람들도 무조건 결혼식을 올리고 입대시키는 관습이 미국에 횡행(?)했었다는군...)

부인의 행동이 자신의 기대와는 달랐던 폴 셔튼은 아내의 강요로 초콜릿을 팔기 위해 출발하는데....

초콜릿을 팔기 위해 여행하던 중에 유학중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고향에 도착해서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빅토리아(아이타나 산체스 기욘 역)을 만난다. 그리고는 남편의 역할로써 하루 동안만 같이 집에 가 주기로 한다.

이 영화는 멕시코의 영화감독이었던 알폰소 아라우 감독이 만든 그의 첫 헐리웃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내내 멕시코풍의 영상과 소리가 흘러나와 미국영화라고 하기가 멋쩍다.

내용은 남자 주인공 폴 셔튼(키아누리부스 역)이 자신의 인생을 발견한다는 내용으로, 바람피우다 딱 걸린 부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기뻐하며 뛰어가는 장면은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면서도 코믹스러운 편이다.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가끔 등장하는 특수효과 화면이 너무 어색하다는 점이다.

  1. 당시에는 법적인 검열이나 노출수위 조절 등이 없었기 때문에 검열이 필요했다. 영화가 너무 상업적인 경향을 띠자 헐리웃에서도 자체적으로 영화제작에 대한 기본적인 규칙을 만들어 적용하기에 이른다. 미국은 국가가 법률로 정한 것이 아니라 자율규제에 의해 윤리를 회복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우리나라였다면 과연 자율규제가 가능했을까? [본문으로]
  2. 사실은 어렸을 때는 보다가 그만 자 버렸다. 하지만 자다가 마지막 장면을 본 후에 영화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다음에 할 때는 이해는 잘 안 되지만 꿋꿋하게 끝까지 다 봤다. 이 영화의 가치를 알아봤을 때는 세 번이나 본 후였다. [본문으로]
  3. 어떤 영화학과 교수는 이 영화를 SF로 분류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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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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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장수제 2006/12/04 01:2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으음..저도 이 비슷한 글 써볼까요.

    근데 정말 하루에 이리 많은 글을 쓰시는 그 능력이 부럽습니다 ㅠ.ㅠ

    • BlogIcon 작은인장 2006/12/04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영화 소개해 주세요. ^^
      글을 하루에 이렇게 많이 쓰는 것은 아닙니다.
      대략 1~2개 정도는 그날그날 직접 쓰는 편입니다만, 수첩에 메모가 가득하다지요. ^^;;;;

      보통 수업에 메모해 두고 며칠, 몇 달간 고민한 뒤에 글로 작성합니다. 결국 머리속에 정리가 끝난 뒤에 작성하는 것이니까 그냥 머리속의 내용을 옮기는 정도가 되는거지요. ^^

  2. BlogIcon 미디어몹 2006/12/04 09:4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작은인장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3. adnoctum 2006/12/04 16:5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랑 영화 취향이 비슷하시군요. 특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 BlogIcon 작은인장 2006/12/04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위의 5편을 모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구름속의 산책을 아예 안 보신 분이라면 몰라도... 일단 보신 분들중에선...^^
      방문 감사합니다.

  4. 나홀로집에가.. 2007/08/22 16: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빠졌잖아요... 제일.. 명작임... 훈훈하고.. 거시기..암튼..ㅋㅋ

    • BlogIcon 작은인장 2007/08/22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리스마스의 명작이죠. ^^
      그러나 우리나라 영화도 아닐뿐더러 명작이라기엔.... 그냥 오락영화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