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였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만큼 어렸을 때 집 방의 문지방에서 이상하게 생긴 벌레를 발견했다. 집이 시골이어서 벌레가 별로 없어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녀석은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나는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어머니를 큰 소리로 불렀죠.
"엄마, 여기 이상한 벌레가 있어."
어머니가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시다가 저에게 오셔서 제가 들여다보는 것을 같이 보시고는.....
"이 건 자벌래야. 저렇게 한 뼘, 한 뼘을 재서 세상이 얼마나 큰지 알아보려고 다니는 벌래란다. ^^"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다시 부엌으로 가셔서 식사를 계속 준비하셨습니다.
전 물론 그 뒤로도 엄청나게 오랫동안 자벌래를 들여다봤습니다. 어디까지 재면서 가는지 살펴보면서 몇 뼘이나 되는지 같이 세주기도 하고.... 아무튼 그 일은 어머니가 밥상을 들고 들어오실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올해도 이 녀석은 나뭇잎의 크기를 열심히 재고 있습니다. 몇 뼘이나 되는지 재고 또 재고.....
자세히 보니 자벌레는 잎의 가장자리는 잘 재는데, 가운데로는 잘 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가운데에는 잎에 작은 털이 있기도 하고, 자벌레는 배추흰나비처럼 발에 빨판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집게처럼 붙드는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벌레를 볼때마다 생각납니다. 어머니의 말씀들이....
ps.
동영상이 크지 않길래 심심해서 그냥 올려봤더니 재생에 앞서서 다운로드 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리네요. ㅜㅜ 다음부터는 직접 올리지 않고 작게 만들어서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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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재미있습니다.
고중영 시인(http://imchoom.kll.co.kr/)이
지은 '자벌레' 라는 제목의 시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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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메 生이 그리도 아까운지
놈은
허구 헌날 제 삶을 재고 있구나.
한자도 안 되는 몸으로
한해도 안 되는 삶을
재다가 재다가 엎으러지는 그곳
아!
저토록 허리 꺾이는 아픔질로
운명을 절삭해가는 슬픈 노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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