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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8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라. by 작은인장 (5)

김기덕 <시간>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라고 난리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기업의 입김이 서려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그들이 과연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가?

이번 <괴물>의 최단기간 1000만 돌파와 김기덕 감독의 <시간> 개봉 인터뷰에서의 발언이 무척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인터뷰한 감독이 김기덕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만 끌려고 노력하는 그저 그런 감독이었었다면 반향은 크지 않았겠지만, 자기색을 유지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감독이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반향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김기덕 감독의 위치였다면 내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봉관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체 시류를 바꾸는 방향으로 언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생각이 작년에 잠깐 언급했던 스크린쿼터에 대한 생각이다.

<사랑과 영혼>

현재의 스크린쿼터는 "국산 영화의 개봉일 수를 몇 % 이상 유지" 하는 방식으로 적용되는데, 저 방식의 스크린쿼터는 10여년 전의 국내 영화 환경이 반영된 방식이다. 10여년 전에는 최초로 외국영화의 직배가 가능해진 환경이고, 국내 영화계는 150~250 편의 영화가 매년 개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경쟁력이란 것이 뻔한, 쉽게 말해서 헐리웃 영화에게는 언제든지 떡 내놓으라고 하면 언제나 내놓을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이었다.
그리고 <사랑과 영혼>의 개봉 이후에는 천문학적인경제학적인 수입가격 때문에 망해간 영화들이 한두 편이 아니었다. 물론 그 영화들이 개봉당시에 엄청나게 많은 상영관 수를 확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당시 <사랑과영혼>이 초대박 히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300만을 못 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수입가 자체가 200만 명을 넘어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영화들은 당연히 수입사들에게 적자를 면치 못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수입을 제한하기도 할겸, 국산 영화의 시장 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겸 해서 (당시에도 물론 스크린쿼터 같은 제도가 있긴 했지만) 만들어진 제도가 스크린쿼터 제도였다.

스크린쿼터의 출발은 그렇게 출발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한국영화의 편수는 일년에 100편에 못 미치지만, 그 영화들 속에서 상영관을 수백개씩 잡는 영화들이 꽤 많을 뿐 아니라 그 영화들은 헐리웃 영화들과도 비견해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경쟁력이 안 떨어진다는 의미는 한국의 문화까지 고려한 평가이기 때문에 외국에서의 경쟁력과는 무관한 평가다.)
이렇게 변한 상황 속에서 현재의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보호해야 할 국산영화?

스크린쿼터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국산 영화계를 보호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영화의 다양성을 보호하자는 의미를 갖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사람들이 얼마 들지 않는 영화들이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개봉하지 않는다면 점차 영화의 다양성은 사라질 것이다. 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획일화 된다면 전체 지구의 가이아가 몇몇 종의 생명체로 획일화 되는 위험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잖아도 한국 영화계는 매번 흥행하는 이슈 작품들의 영향이 몇 년 후에 제작될 영화들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영화를 만들어서 개봉하지도 못할 상황에 처한다면 누가 흥행코드와 주류에서 벗어난 영화들을 제작하려고 할 것인가?

결국 스크린쿼터는 유지하대 스크린쿼터의 대상 작품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1. 국산 개봉영화라고 하더라도 블록버스터라면 스크린쿼터 보호 영화에서 제외해야 한다.
2. 외국영화라고 하더라도 작품성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정부분을 스크린쿼터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3.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경우에는 1 년 365 일 몇 상영관을 할당해서 계속적인 비율로 비-블록버스터 영화들을 개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생태계에 생명의 다양성을 위해서 자연보호를 외치는 이유가 일단 한번 종의 다양성이 사라지면 복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듯이, 한 국가에서 문화의 다양성이 사라지면 복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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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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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leshy 2006/08/19 00:1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런데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인지 비-블록버스터에 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영화인지는 누가 구분을 하죠? 물론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제작된 영화일지라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지 않나요?
    말씀은 좋은데 그 구별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는게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스크린 쿼터 논란에서 물론 지켜져야 할 것이지만 우리 문화의 보호에서 영화쪽만이 부각되는것이 좀 아쉽죠..

    • BlogIcon ZF. 2006/08/19 0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로 수혜자들은 저예산 독립영화가 되겠죠.
      영화진흥위원회의 저예산 영화 심사 등이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제작비 규모, 예술성 등으로 적절히 판단해야한다고 봅니다.

      영화...가 굳이 부각되는 이유는, 영화라는 것이 자본을 엄청나게 많이 먹기 때문 아닐까요. “천만” 소리 나오는 영화도 저예산 축에 꼽히니까요.

  2. BlogIcon ZF. 2006/08/19 05:3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공감합니다.:)

  3. BlogIcon 몽상철학가 2006/08/19 10:0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러한 '다양성 장려 정책'을 '출판계'에도 폈으면 합니다. 글로 써봐야겠군요.

  4. mari 2006/08/20 11:1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봉준호 감독이 말했던 마이너리티 스크린 쿼터제의 개념이네요. 그런데 '블록버스터'라고 하면 기준이 지나치게 애매하게 됩니다. 가령,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예술영화로 분류되지만, 스페인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웃을 만큼 거장인 감독이에요. 게다가 대부분 그 감독의 작품은 적은 예산으로 촬영이 되지요. 영화의 제작예산에 따라서 단순하게 블록버스터를 나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