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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3 학생 강제동원과 학습권 by 작은인장 (6)
조금 전에 올블로그에서 국회의원 안민석님의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하나 발견했다.
글을 요약하자면 화성시청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요트대회를 개최하면서 관내 학생들에게 체험학습 관람을 요청했던 것에 대한 비판이다.

우리나라의 그동안의 교육계의 행태를 보자면 기자제만 좋아졌지 확실히 60년대식 관권주의 속에 빠져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시간강사, 각종 보조직 인원 등을 뽑을 때 학교에서 정식으로 원서를 받는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메일 원서를 안 받는 곳을 발견할 수 없으나 우리나라 교육계는 전국 중고등학교 그 어느 곳에서도 원서를 이메일로 접수받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진을 촬영하러 사진관에 방문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원서를 접수할 때는 물론이고, 주민등록증을 만들러 갈 때도 사진화일만 있으면 사진을 가져가지 않아도 될 만큼 전산화되고 있다. 증명사진 촬영을 위해서 사진관을 방문하는 빈도를 생각하면 국민 대다수가 기억에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직도 증명사진을 붙인 이력서를 작성해서 학교로 직접 방문하여 접수하기를 요구한다. 어쩌면 모집공고를 인터넷으로 내고, 이력서를 표준이력서가 아닌 워드로 출력해서 제출하는 변화가 대단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정보화 사회의 좋은 점인 비용의 감소와 시간절약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사진관을 먹여 살리기 위한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ㅎ)
이처럼 교육부의 만성적인 관권주의 사례는 생각보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고칠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대회를 위해 학생이 동원되어 학습권이 무너졌다는 지적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안민석님의 글에서도 기술되고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이 어렸을 적에 동원됐던 기억들이나 운동회를 위해 한 달씩 오후시간에 연습하던 경험들이 꼭 나쁘게 기억되지는 않는다.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오면 논으로 쓰러진 벼를 세우러 다니기도 했고, 봄철에는 버스가 다니는 길가에 코스모스를 심으러 다녀야 했으며,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거나 올림픽을 할 때 비인기종목의 머리수를 채우러 다녀야 했다. 그것뿐이겠는가? 시도 때도 없이 학교 운동장의 제초작업에 동원되어야 했고, 학교의 놀이기구나 시설물 설치에 돌을 나르러 동원됐고, 첫눈이 올 때쯤에는 학교에 실려 온 석탄이나 장작을 날라야 했다. 시민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시민운동장에 나가서 온종일 먼지털이개를 흔들어야 했고, 그를 위해서 일주일동안 운동장에서 흔드는 연습을 해야 했다. 걷기대회 날에는 4km쯤 떨어져있던 이웃 고등학교까지 걸어가서 스트립댄서의 요상한 춤을 구경해야 했다. 기억해보자면 이런 경험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이런 일은 힘들게 기억된 것이 분명할텐데 왜 나쁘게 기억되지 않을까?

내가 이런 동원에서 해방된 것은 고2가 되어서였으니까 안민석님의 시각에 의하면 난 상당히 늦게까지 혹사당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난 그런 것이 오히려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학습하는 것은 상 앞에 앉아서 을 보고, 교실에서 선생님의 강의에 귀 기울이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한 것은 학습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무언가 직접 해보는 체험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다. 직접 해보지 않고 과 강의를 통해서만 얻는 지식은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물리학을 공부하고도 생물학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시골출신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동식물을 보면서 개념적으로 많은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생물을 배울 때 상당히 많은 부분을 내가 들로 내로 뛰어다니면서 보고 겪은 내용들을 그대로 이론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기억력이 형편없는데도 불구하고 중1때 생물의 분류에 상당한 강점을 보인 것도 마찬가지였다. 난 국민학교 다닐 때 나름대로 생물들의 분류 체계를 잡아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당히 좁은 소견에 틀린 부분이 많은 분류였다. 하지만 스스로 생물을 대하면서 체계를 잡은 분류는 수정되고 보강하는 것이 으로만 학습하는 것보다 쉬운 법이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행사나 사역에 강제 동원됐던 경험들이 나에겐 전혀 손해가 될 수 없었고, 오히려 나에게 많은 이득을 갖다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배움은 학습만이 아니라 체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교실에서만 학습하는 학생들을 잡아내어 야외로 강제로 밀어 넣을 필요가 있다. 그것도 정형화된 (XX야외학습장 같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각 지역 환경과 사정에 맞는 곳으로 그때그때 보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진정 사람을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이다. 사실상 이런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기 때문이 아니라 교사들이 학생을 통제하고, 학부모의 항의에 대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창의적인 교육을 하라고 주문하면서 전부 교과서와 참고서로 일률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반발한다고, 교사들이 힘들어한다고  똑같은 교육을 하면서 어떻게 창의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
학생의 학습권을 지켜주는 것은 모든 시간을 학습에만 할애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해야 할 시간에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주5일제 학급운영에 한 달에 두 번 남는 토요일을 반별로 주변 시설을 놀러 다니도록 강제로 만드는 것이 더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집에 있어봤자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 의해서 상에서 을 읽거나 학원에 가는 것 그 이상은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교육기관에서 강제로라도 다양성을 확보해 줘야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강제동원이 어느 정도 필요하더라도 최소한의 학습시간과 교육에 정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심사숙고하는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화성교육청에서 했던 강제동원에 대해서 비판하기에 앞서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을 해야 한다고 본다.
화성시에 사는 학생들이 1회 요트대회에 동원됐다면 그들은 전국 다른 곳 학생들이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에서 얻을 수 없는 지식을 그들은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당장은 지식 서너 가지을 에서 얻지 못했겠지만, 에서 얻을 수 없는 많은 경험이 그들에게 주어졌을 테니까…….
포털에 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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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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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동원되는 학생, 무너지는 학습권

    Tracked from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나라를 꿈꾸며 2008/03/03 08:45  삭제

    ▲ 본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동원되는 학생, 무너지는 학습권 학생시절, 전국체전이나 도민 체육대회, 소년체전 같은 곳에 한 번씩은 가봤을 것이라고 본다.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난다는 점과 일찌감치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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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데굴대굴 2008/03/03 09:5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체험학습하시면서 자라셨군요. 얼마 전에 '키노쿠니 어린이 마을'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체험학습으로 이뤄진 학교 이야기인데, 작은인장님은 정말 동감하실듯.... ^^

  2. BlogIcon 해피씨커 2008/03/03 11: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문제는 학생들의 체험의 확장을 위해 동원된게 아니라는데 있다고 봅니다.
    학습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인해 학생들이 동원되었다는게 문제겠죠. :)

  3. BlogIcon 학주니 2008/03/03 13:2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 역시 해피씨커님과 비슷한 의견입니다.
    다른 목적으로 동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학습의 목적으로 동원되었다면 괜찮겠지만 대회에 사람들이 적으면 보기 안좋다고 학생들을 동원해서 채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게 아니기를 바라지만 말이죠.

    • BlogIcon 작은인장 2008/03/03 14: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목적으로 동원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 않았을까요?
      저희가 학교에서 했었던 사역이나 동원도 사실 다른 목적이 아니었나요?
      뭐 전 그런 시각입니다. 비판에 앞서서 좀 더 심각하게 따져야 하지 않나 하는 의미에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