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의 가감없는 표출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주의하십시오.
정말 오래간만에 극장에 가봤습니다.
인천 부평에 있는 롯데시네마로 가서 영화를 봤는데, 너무 오래간만에 극장엘 갔더니 적응이 안 되더군요. ^^; 그 분위기와 그 속의 공기들에 적응이 안 되어서 뒤척뒤척....
그러다가 이내 영화 <한반도>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사 : '명화극장'을 본 후 - 동물원
그러니까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1992년은 재수를 하던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중 한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이런 명화같은 노래가 나왔다는 것은 그나마 크나큰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100억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인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보는 영화관에는 불과 20여명의 손님이 고작이었습니다. 돈을 드린 냄새는 여기저기서 물씬물씬 났습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막대한 자금을 어디에 썼을까 하고 찾아헤메지 않아도 돈의 쓰임새를 찾을 수 있었을만큼 한국의 영화 제작기술이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만했습니다. (자리 배정해 주는 사람의 감각을 알아줄만 했다. 20여명의 손님을 옹기종기 모아놓다니... 사람이 없는 상황의 장점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영화를 보는 초반에 뒤에서 전화를 해 대는 사람도 있었고, 핸드폰을 꺼내서 계속 시간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나도 핸폰을 도중에 한번 보긴 봤다. -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간이었으리라....!) 정말 시간이 얼마 변하지도 않았는데 영화관의 예절은 많이 형편없어졌더군요.
한반도는 평면적인 영화입니다.
얼마나 평면적인 영화냐 하면 초반 20분만에 주요 등장인물의 역할과 성격분석을 모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교과서를 보는듯한 그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단 한명도 나의 분석을 배신하지 않은 기뜩한 등장인물들이었다고 할까요?. ^^;;;;
고종 말기의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룰 때 너무 미화하여 그린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말은 충분히 알겠지만, 좀 더 현실적인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고종황제 말기의 이야기 부분에 더 세심한 스토리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미래의 한국에서도 여러가지 소품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했습니다. 특히 청와대 관저에서의 노무현 대통령 초상화는 더욱더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한 몇 년 후의 상황을 가정했다면 좀 더 대사들을 신경써야 했습니다. 모든 상황은 좀 더 과거시제로 말했어야 했고, 모든 수치는 좀 더 교정했어야 합니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같이 관람하던 어떤 분의 비웃음 섞인 혼잣말대로 반공영화라고 할만합니다. 주적의 대상이 북한에서 일본으로 바뀐 것 뿐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주적으로 가상하여 연구한지 이제 겨우 10 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스토리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막대한 차관 (백 몇 십조??) 속에서 외세에 휘둘리는 우리나라 경제의 현실과 일본의 막무가네식 접근, 강대국들의 강압속에 처신하기 매우 힘든 오늘날의 상황! 우리의 목소리를 크게 내고 싶어도 미국 단 한 나라의 눈치를 지겹도록 살펴봐야 하는 현실과, 미국 덕분에 호가호위 하는 일본이라는 존재에 대한 주변정세.
우리 것을 모두 내주고서라도 자신의 것만은 보지하고자 하는 국내의 막강한 보수주의자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적절히 혼합해서 보여주기 위해서는 시나리오의 구성이 너무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147 분이나 되는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는 결말은 영화관을 떠나기가 뭣하도록 아쉬운 점이 눈에 느껴졌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대통령 안성기가 국무총리 문성근에게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는 장면은 뭔가 우스운 결말로 치닫게 만들었네요.
아마 강우석 감독은 이 영화 <한반도>를 제2의 <태극기를 휘날리며>나 <실미도>로 만들려고 시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내내 이성은 실종되고, 감성이 지배하는데, 영화가 끝나갈 때는 이성이란 놈이 느닷없이 나타나서는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게 만들어 버립니다. 1000만 관객의 부작용인지 그 스케일은 엄청 커졌지만, 그 내용물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모든 것이 많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저의 명화극장 감상은 끝이 나게 됐습니다.
왜 명화극장이냐구요? 왜 동물원의 "'명화극장'을 본 후"란 곡을 내걸었냐구요?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엔 비를 뿌렸고, 구름도 간혹 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영화관의 음향은 지나치게 저음이 강조된 상황이었는데, Dolby에 의한 음질변화가 아닌 이퀄라이저에 의한 음질변화가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더군다나 섬세한 음향이 아니라 아마도 앰프의 문제가 심각한 상영관을 제가 찾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유닛의 문제일지도...) 어쩌면 음향문제가 영화 전체의 질을 낮게 평가하는 주요 요인이 됐을수도 있습니다. 시시때때로 흘러나오는 classical한 음향들이 흘러나올 때마다 사건전개 과정 추리 작업을 한 번씩 중단하고 불평불만을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동물원의 위의 노래가 생각날 뿐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들려본 3류 영화관 - 그것도 오래간만이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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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극우와 애국은 한끗 차이, 한반도
Tracked from 포스로그 2006/08/01 13:26 삭제보는도중 한번이라도 움찔 하지 않았다면 한국인이 아니다. 영화의 대통령(고종), 최민재 VS 국무총리, 이상현 의 갈등을 그 큰 축으로 한다. 표면적으로 들어난 일본과의 갈등보다는 내부적인 갈등에 더 힘을 주고있다. 그 큰 갈등은 민족주의와 현실주의와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강우석 감독의 의도는 민족주의 현실주의 모두 우리 국민을 위한 것이고 어렵겠지만 화합하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 아니었을까. 하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생각을 해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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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이름만들어서는 상당히 웅장할꺼라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렇게 기대는 안했으나 역시나 더군요.
한반도 속편이 나와야 이야기가 끝날것 같은 분위기도 그렇고..
암튼.. 좀 그렇지요?! ^^
재미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