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상파 방송이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놓고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후에 공중파 방송사끼리 스포츠 중계권을 놓고 어느정도 암묵적 합의에 이른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MBC는 박찬호 중계권료를 기존보다 크게 높은 가격에 독점계약을 맺었다가 크게 손해를 보고 뉘우친 바 있다.

나는 스포츠와 중계권이 모두 시장의 원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렇기에는 시장의 원리가 적절한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원리는 시장 구성원들이 모두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경우에만 올바르게 작동한다고 본다.

작년 IB스포츠의 자회사 Xsports라는 케이블TV 스포츠방송에서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독점 중계권을 무선방송사보다 빨리 거액을 제시함으로서 따낸 바 있다. 그 결과 올해 박찬호는 어떻게 됐는가? 처음 박찬호가 싼 몸값으로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 박세리와 함께 미국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적 영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 중계방송을 새벽까지 눈비비면서 본 국민들이 있었기에 박찬호는 스포츠의 국민적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IB스포츠가 박찬호 중계권을 거액에 계약하게 되자 공중파 방송3사에 비싼 방송권리 비용을 요구했고, 결국 방송3사는 공동으로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다. 결국 박찬호가 오랜 부진을 끝내고 정상 궤도에 복귀했지만 이미 박찬호는 대한민국의 영웅이 아니다. 물론 박찬호가 그동안 부진을 보여준 것에 대한 대중의 염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민과 만날 기회를, 그가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점점 잊어가는 국민들에 의해서 점차 국민의 영웅 자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결국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면서 오히려 국내 프로야구가 활성화되는 작용을 했다고 본다. (IB스포츠가 원하는 것이 이것이었구나!!! 완전히 내 한몸 희생해서~!!)
결국 IB스포츠의 계산과는 다르게 국민들의 반응도 냉담하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박찬호의 중계를 방송하지 않고 있어 IB스포츠의 전략에 큰 차질을 빚어버렸다. 아마 IB스포츠가 아무리 사업수단이 좋아도 투자금액의 1/4 정도 회수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MBC가 IB보다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하고도 원금 회수도 다 못 했던 전력이 있음을 상기하자.


이미 알려진대로 IB스포츠가 기존의 방송3사의 연합풀보다 약 2.14배[각주:1] 많은 계약금액으로 축구 방송 독점권을 따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원리에 의해서 공정한 것이라고 하자.(난 일단 IB스포츠의 이 계약이 시장원리에 의해서 공정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송3사가 각기 방송할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방송 중계권료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는 2배보다 훨씬 ... 아주 훨씬 더 큰 돈을 요구해야 한다. 방송중계권료의 대부분은 공중파로 방송되는 과정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원리에 의해서 방송3사는 축구 방송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국민이 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방송3사가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누가 봐도 2배 이상의 방송 중계권료는 무리인 것이다. 그렇다고 공중파방송에서 직접 계약할 당시의 수준으로 중계권료를 요구한다면 IB스포츠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다. 결국 IB스포츠의 계약은 처음부터 무리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공중파 방송으로 축구를 중계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게 될 것은 분명하다. (나는 성적도 잘 내지 못하는 축구에 온 국민이 열광하는 것을 평소에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또 어쨌든 관심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과정이야 어떻게 됐든 국가대표를 육성하기 위해서 한 해에 수십 억씩을 투자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은 명실상부하게 한 민영기업을 지원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의 원리는 투자한 기업이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아무리 봐도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시장의 원리가 아닌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원인은 무엇인가?

이 모든 것은 IB스포츠를 운영하는 운영단에 포함된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뭐 한마디로 맨날 스포츠만 해서 두개골 속이 근육으로 가득찼나보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시장의 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별로 시장의 원리에 역행한 것이다. IB스포츠는 공격적인 방법을 구사한다는 의미에서 거액의 베팅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결국 IB스포츠의 거액의 투자는 자충수를 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이러한 일은 많은 사람들의 말대로 단순한 국부유출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수년 후 IB스포츠의 큰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좀 아쉽겠지만 안 보면 그뿐이다. 프로야구의 예처럼 프로축구에 관심을 돌리기만 해도 괜찮지 않을까?
2010년 월드컵을 못 보는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20년전... 우리는 월드컵을 보지 않고도 잘만 살고 있었다.

뱀발 : 꼭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방송이라면 대통령령으로 그 권리를 공중파 방송사를 포함한 풀을 구성하도록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1. IB스포츠의 중계료를 기존보다 2.14배로 계산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존에는 5년 계약에 1000만$였지만 IB스포츠는 7년 계약에 3000만$라고 할 경우
       (3000만/1000만)*(5/7) = 2.14
    이런 계산을 한 것이다. (간단하죠?) [본문으로]
포털에 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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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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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박삿갓 2005/08/04 15:5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무더운 8월의 여름을 이겨내어, 보람되고 행복 가득한 가을을 맞이하세요..

  2. BlogIcon 목각인형 2005/08/03 22: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흐음~ 옳으신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