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인장을 인터넷을 통해 배우면서 기르기 시작했을 때 가장 처음 한 일이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름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뻐보이는 선인장들의 이름을 외웠고, 곧 내가 이전부터 기르던 것들의 이름을 알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얼마 있지 않아 내가 기르던 것과 이뻐서 구입해 모은 몇몇 인장이들의 이름은 잘 알게 됐고, 더 큰 범위의 이름들을 알려고 공부를 계속 하게 됐다.
시간이 흘러서 선인장들 사이에는 이종교배가 횡행하여 종 자체의 세세한 구분은 가치가 없고, 또 구분하는 것들 중 상당수는 개체변이(개체마다 차이가 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구분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 얼굴을 보고 코가 긴 사람은 '긴코인', 입이 큰 사람은 '큰입인' 하는 식의 품종을 구분한다는 이야기다.)
선인장이나 다육을 키우는 취미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나와 같이 이름 외우기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가치가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유명한 물리학자였던 리차드 파인만은 재미있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모든 과학에 다재다능했던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 사람이 생물학을 공부할 때(순전히 취미삼아서 한 일이었음) 생물학자들이 이름과 용어에 연연하는 것을 보고 반년이면 그 사람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한 이야기는 꽤나 유명한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적절한 용어가 있으면 편리하다. 실질적으로 사람은 긴 여생동안 몇가지 정도의 용어는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용어를 만들게 되는 것이 꼭 편리한가 하는 것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식품영양학과에서는 음식물의 열량 단위를 칼로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용어는 물리학에서도 사용하는데,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칼로리와 비교해서 1000배 큰 수치이다. 다시 말해서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kcal을 '킬로'를 사용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빼버리고 자기들 맘대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그쪽 학회에서는 굳어져 일종의 단위로 고정된 것 같다.
과연 이렇게 일부 학자들이 마음대로 식품의 열량기호를 바꿔서 도움이 됐을까? 자기들에게는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이정도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건 혼자서 책을 통해 배우건 많은 용어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것들을 받아들이기에 앞서서 그 용어를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일단 생각해 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교과서에는 너무 쓸데없는 용어들이 너무 많다. (또 고3이 되면 그 축적된 쓸데없는 용어들을 다 외워야 한다.)
실례를 들어보겠다.
도대체 출제위원은 무슨 생각으로 저 용어를 묻는 문제를 출제한 것일까?
92년 이후 농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쓸데없는 용어인 "덴마크식 돈사"를 외워야 했다.
1년 이상 활동한 뒤에 안 사실은 사실 이 두 종은 같은 종이었던 것이다. 한 이름은 영어 '호두리스'였고, 다른 이름은 일본어 '강수'였기에 헤깔리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결국 그 사이트 운영자 한명을 제외한 그 많은 (자칭?) 고수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선인장 이름을 신경쓰느냐고 선인장의 기본적 특성을 모두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좀 황당하지 않는가?
과연 (나를 포함한) 이 사람들이 이 선인장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이름에만 연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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