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제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에는 정보들이 공개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내가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김명호 전 교수가 박홍우 판사에게 석궁을 쏘았다는 기사를 봤을 때는 김명호 교수가 나쁜(혹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나 그 이후 새로운 뉴스가 나올때마다 누가 옳고 그른지, 혹은 또 다른 필연적인 내용이 있었는지는 계속 변해갔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되냐고?

자세한 부분들은 뉴스들이나 장문으로 정리한 글들을 살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글에서 나의 판단만을 이야기하고 싶다.



문제의 출발은 성균관대에서 김명호 교수를 면직처분(재계약 거부)한 것이 타당한 근거가 있느냐에서부터 시작된다. 96년 김명호 교수가 면직처분을 당했을 당시에도 큰 뉴스거리였다. 왜냐하면 그 전에는 이와 비슷한 일이 유명대학(?)에서 일어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95년도 대학별고사의 문제에서의 잘못을 지적한 교수가 면직됐었기에 더 큰 이슈로 부각됐다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고 보인다.

김명호 교수가 오류를 지적했다는 문제를 언듯 봤을 때 (아주 자세히 뜯어보지는 못했다.) 세 벡터와 세 실수 사이의 관계로부터 세 벡터가 오소고날(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세 벡터)한 성질을 가지는지 밝히는(증명하는) 선형대수학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문제의 수준이 높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고, 보기에는 주어진 조건을 제곱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풀리는 평범한 문제였었다. 아마 김명호 교수가 지적한 문제의 오류는 어떤 제반사항 혹은 제약사항이 누락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류가 발견된 문제에 대한 채점시에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이냐를 놓고 성균관대(혹은 성균관대 수학과)와 김명호 교수가 논쟁(?)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측은 모범답안을 하나 만들어놓고 그를 기준으로 채점하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한듯...) 이를 불공평하다고 여긴 김명호 교수는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의 문제는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좀 분명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실력있는 학생이 문제를 대면했을 때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점을 곧 발견했을 것이다. 즉 자신이 발견한 풀이방법보다 문제의 폭이 더 넓거나 혹은 더 좁았을 것이다. 이 때 학생이 할 수 있는 행동은???
간혹 문제에 스스로 제약사항을 만들어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더 이상한 사람들이고, 실제 그런 문제를 접했다면 고민에 빠졌다가 자기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내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수학문제를 어느정도 이상 푸는 사람들은 한눈에 이 문제의 성격을 파악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학교측의 말대로 어느정도 풀이를 쓴 학생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할까? 문제가 틀렸다면 점수를 주는 것 자체가 정말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점수를 전부 동일하게 처리하자는 김명호 교수의 주장이 옳다.



법원은 또한 대학별고사의 오답처리의 보복성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교육자적 자질을 갖고 있는가만 갖고 성대측의 면직처분이 옳다고 결론내렸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나도 학교(초,중,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또는 교수님들 중에서 상당수는 교육자적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 또는 교수님들 중에서도 상당수는 사실 교육자적 자질이 없는 교육자들에 포함된다.
하지만 김명호 교수의 경우에 그에 해당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강의를 들어봤거나 했다면 할 말이 있겠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만 들려오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의하면 김명호 교수가 그렇게 (교육자로서) 나쁜 자질을 갖는 교수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이는 뚝심있는 사람이었으며, 김명호 교수의 소신이 옳으면 옳았지 틀린 소신은 아닌 것같다.

사실 나도 이 악습의 수혜자이지만 김명호 교수가 없애려고 했었다던 대학교 4학년에게 F를 주지 않는 우리나라의 대학 관행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악습중에 악습이지 않은가?
(생각해보니 나의 대학생활도 그리 평탄치만은 않았었다. 교양과목에서 300여명의 수강생중에 30여 명만 학점이 나가고 나머지는 F를 준 교수한테 F도 받아보고..(같이 들은 친구의 C+ 학점이 대단하다고 느껴져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F가 나왔는데 확인하지 않아서 정말 F가 나오기도 하고...(교수가 점수를 늦게 넘겨서 F로 처리됐는데, 확인하러 오지 않은 사람들은 수정해 주지 않아서 전부 진짜 F가 됐더라는... -_-) 중요한 건 이 두 사건이 한 학기에 일어났었다는 것이다. 이 두 사건을 당담했던 교수들이 과연 교육자적 자질이 있는 사람인가?)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는 교수로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의 당사자이자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를 고치려고 했었던 올곧은 교육자라고 하는 편이 더 옳게 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김명호 교수의 교육자적 자질에 대한 다른 지적부분들도 살펴보면 하나같이 그 타당성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나는 성균관대가 김명호 교수를 면직처분한 것은 이해가 된다. (마음에 안 들면 이유불문 자를 수도 있는거지..!! 물론 타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하지만 재판부가 성균관대의 손을 들어준 것은 영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로.... 박홍우 판사는 석궁을 맞을만한 짓을 했다고 본다.

과연 저런 상황에서 김명호 교수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사실상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꽤 많았던 불합리한 이유로 교수에서 짤린 사람들이 조용히 우리나라를 뜨거나 자살하거나 병에 걸렸을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는 법체제가 안고 있던 부패의 씨앗에 법원이 물을 준 격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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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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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인사이더 2007/01/25 01: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정렬 판사가 석궁을 맞은게 아니라 부심판사가 석궁을 맞은걸로 알고 있어요..

    • BlogIcon 작은인장 2007/01/25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착각을 했군요. 부장판사가 석궁에 맞아서 발표를 이정렬 판사가 한 것인가요? 며칠간 뉴스와 등을 올린 채 있었더니 그새 사건의 흐름을 놓친 것 같네요. 이정렬 판사랑 부장판사랑 동일인물인줄 알았답니다. ^^;

      지적 감사합니다.

  2. BlogIcon 벗님 2007/01/30 23:5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석궁에 '맞았다'라기 보다는 '긁혔다'가 옳은 표현갔습니다. 어떻게 그 탁!하며 날아가는 석궁이 2cm 내외의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인지.. 예전에 누군가 검사실에서 칼로 자해해서 0.5mm의 상처를 입혔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군요. ^^;

    • BlogIcon 작은인장 2007/01/31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그건 들어본 적이 없어놔서..^^;
      옛날 자해로 0.5mm인지 5mm인지의 상처를 입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 하군요. ㅎㅎ

  3. morakono 2007/05/29 22:5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인장님! 예리한 분석 입니다! 일방적으로 김명호교수를 가두어 놓구서 언론에 보도자료를 주었던 경, 검의 조작수사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너무 끔찍 합니다. SBS '뉴수추적' 에서 석궁 사격 실험을 하여듯이 석궁에 맞은 상처가 아니고 거의 박홍우 부장 판사의 자작극으로 들어나는 과정입니다. 4차 공판까지 경, 검에서 정조준 하였다는 부러진 화살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판관 기피신청중에 있어 앞으로 또 다른 엄청난 사건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석궁 판매인 전문가들 참고인 증언도 석궁에 맞았으면 뚫고 나간다는 위력 입니다. 그것도 1.5M 거리에서 발사 하였다면 입니다. 마지막 보루 라는 법원의 부장판사가 이런 꼴이니.. 정말 이 나라가 걱정입니다.

    • BlogIcon 작은인장 2007/05/30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뉘신지 모르겠으나 말씀은 감사드립니다.
      이 댓글 덕분에 예전에 내가 작성한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됐네요.
      근데 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사건이 더 이상하게 튀었나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