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통제해 주는 것이 좋은가?
아이들에게 하나하나의 지식을 익히는 일은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최근 학생들(고3기준으로 봤을 때)의 실력을 평가해보면 십수년 전과 비교하여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나는 이런 일이 학부모와 선생들이 아이들에게 지식만 전달했지 지식을 얻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탈무드에는 이런 비슷한 말이 나오지 않았었나?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


1. 부모는 자식이 넘어질 기회를 빼앗아간다. 그래서 부모가 사라진 뒤에야 넘어져본다.

사람이 지식을 얻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실수'를 통해서이다. 하지만 부모들과 선생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실수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뜨거운 그릇을 만지려고 할 때를 생각해보자. 요즘 부모들, 현재 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라고 하더라도 열이면 여덟정도는 그릇을 만지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일까?
일단 아이들이 말을 알아듣는 수준이 되면 한두 번 주위를 주기만 하면 된다. "뜨겁다."
아이들은 주의해서 (너무 심하게 다치지 않는 수준에서) 그릇을 만져보고, 뜨거움을, 좀 심하면 가벼운 화상을 입는 실수를 하면서 점차 뜨거움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간다. 그와 동시에 부모의 말을 어떻게 인식하고 존중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그릇을 못 만지게 하면 일일히 하나한 가르쳐야 하며, 뜨거운 그릇을 만지려 할 때마다 일일히 따라다니면서 못만지게 가르쳐야 한다.
결국 그 아이가 뜨거운 그릇을 만져보는 것은 그의 부모가 죽은 뒤, 혹은 통제력을 잃은 뒤에서야 가능하다. 그리고 뒤늦게 실수를 해본다.
다 큰 어른이 뜨거운 그릇을 만져보고 손가락을 데는 것을 정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를 왜 여기서 써놨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자고싶은만큼 자야 잘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 자는 것의 의미는 첫째, 자기통제를 학습하는 것이고, 둘재, 정신적 성장을 의미한다. 아이들의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공부를 강요한다면 그 자체가 꼭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잠을 스스로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어렸을 때 강제로 통제해주면 고등학교 때에 스스로 통제할 능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이건 심리의 저변에 깔리는 문제로, 통제해 주지 않으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결국 최후의 순간에 다다르면 잠자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3. 화풀이로 교육시킬 수는 없다.
→ 옛날 서당에서의 교육에 대해서 중학교 3학년 때 사회 선생님께서 "회초리만 사용했고, 직접 꺾어오게 한 뒤에 그 시간동안 흥분을 달랜 뒤에 체벌했다"라고 말씀하실 때 나는 하나의 충격을 받았었다.
아이들을 교육시킨다는 명목이 사실은 자신의 화풀이가 아니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장의 화풀이 뿐만 아니라 자신이 못 배웠다고, 또는 잘못 배웠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의 실제 생긴 모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를 주의깊게 판단해야 한다.

교육만큼 패러다임이 중요한 분야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패러다임은 은근슬적 서서히 변하므로, 자신이 자식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는 항상 스스로 감시해야 한다.

4. 성품이 좋은 선생님한테는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가?
고등학생들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성품이 좋은 선생님한테는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정말일까?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고3까지 나를 직접 당담해 주셨던 12명의 선생님들을 생각해보면 폭력적인 선생님도 있었고, 민주적인 선생님도 있었다. 그 분들에 대해서 생각할 때 과연 같은 반 아이들이 폭력적인 선생님들의 말을 민주적인 선생님들의 말보다 더 잘 들었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민주적인 선생님들의 말을 안 듣는 경우도 물론 많지만, 폭력적인 선생님의 말은 표면적으로 잘 듣는 척 하지만, 그 선생님의 말을 무시하는 방법을 더욱더 치밀하게 익히고 실천하는 요령을 아이들이 더욱더 익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극명한 사례를 고1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경험할 수 있었다.

성품이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배울 경우에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 바를 하게 되는 때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결국에는 폭력적인 선생님이 가르칠 때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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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해피씨커 at 2007/05/04 01:33

    트랙백 잘 받았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1번과 관련해 인상깊은 구절을 읽은 것이 있어 남기겠습니다.
    "아이에게 많이 주기보다는 적게 주고,
    아이를 부축해주기 보다는 혼자 걷게 하라.
    (중략)
    당신이 채워 준 만큼 당신 아이는 불구가 된다"
    ㅎㅎ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