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노을이란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노을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이 붉은색이 강조되어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태양 주변부가 아주 붉게 물들고, 그 정도가 심한 날은 온 하늘이 붉게 물든 멋진 하늘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어릴적에 밭에서 참외를 따올 때 하늘에 거대한 붉은 구름덩어리들이 수십 개 떠 있고, 길이 붉은색으로 주욱 깔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하늘을 구경하기가 정말 힘들죠.
그 이유는 공해 때문인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지요. ^^
붉은 노을이 생기는 이유
우주에는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날아다니는데, 모래보다 더 작은 진흙 알갱이들도 많이 날라다닙니다. 우주선 동체 및 유리창에 아주 작은 구멍을 만드는 녀석들로서 우주선의 안전을 위협하는 녀석들입니다. 그 크기가 수 mm ~ 수 μm 수준입니다. 아주 작지요. 이 녀석들을 우주진(우주먼지)이라고 합니다.
우주먼지가 지구 중력장에 붙잡히면 서서히 지표로 떨어지게 되는데 진공에서라면 모두 똑같이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대기가 있으므로 작을수록 떨어지는데 오래 걸립니다. 큰 운석의 경우(수~수백 mm의 크기) 떨어지면서 별똥별의 불꽃을 만들어 내고 그러면서 작은 입자로 나눠져 부서집니다. 부서진 먼지들은 우주먼지와 똑같이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이들이 지상까지 떨어지는데는 수십~수천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지게 되면서 우리에게 황홀한 저녁노을을 만들어 줍니다.
태양에서 오는 빛은 거의 모든 종류의 가시광선의 파장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빛들은 지구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입자들에 의해서 점차 산란딥니다. 산란이란 것은 파동이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입자에 의해 진행방향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지구 대기에 빛의 파장만한 입자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깨끗하여 대기오염이 없는 하늘에서는 가장 먼저 산란되는 것은 파란색 파장입니다. 파란색 파장은 300~400nm의 파장을 갖고 있습니다. 통설에 의하면 산소분자에 의해 빛이 산란된다고 하는데, 가만히 따져보면 위에서 설명한 산란의 정의로는 이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산소분자는 크기가 수nm의 크기이므로 330~400nm 파장의 푸른 빛을 산란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의 산소분자나 수증기에 의해서 파란색을 포함한 모든 빛은 (정말 아주) 약간씩 산란하고, 파장이 짧은 파란 빛이 빨간 빛보다 십수배 이상 더 많이 산란을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하늘은 파랗게 보이는 것이지요. 이렇게 빛이 산란되는 현상은 하늘의 비교적 높지 않은 곳에서 일어납니다. 너무 높은 하늘에는 사실상 대기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대기(약 90%)는 지구의 대류권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가면 대류권계면에 가까워짐에 따라서 하늘이 점차 검게 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저녁에는 붉은 노을이 드는 것일까요? 이 답도 위에 언급한 부분에 많은 내용이 이미 언급되어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평선 부근으로 내려오게 되면 대기중을 통과하는 거리가 길어집니다. 따라서 대기중을 통과하여 오는 동안 위에서 언급했듯이 파란색이 많이 산란되어 버리게 되고 붉은 빛만 많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침이나 저녁의 태양을 바라보면 붉게 보이지요. 여기다가 낙하중인 수㎛ 크기의 우주먼지는 푸른 빛보다 붉은 빛을 더 많이 산란시킵니다. 푸른 빛이 거의 없는 시점에서 붉은 빛이 더 잘 산란되므로 주변의 구름이나 하늘도 온통 붉은 색 천지가 되는 것이지요. ^^
이 질문에 답변하기 전에 질문 한개 하자면.... 혹시 서울이나 울산같이 공해가 심한 곳에서 저녁하늘을 바라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우선 공해물질은 일반적인 물질보다 낮은 곳에서만 존재합니다. 서울의 경우도 대략 1km 미만의 대기층에 공해물질이 집중됩니다. 이렇게.... 공해물질이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붉은 색도 거의 대부분 산란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이는 공해물질의 크기가 대부분 붉은색도 산란시킬 수 있는 크기의 분진과 수증기 입자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파란색이 붉은색보다 더 잘 산란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붉은색도 더 잘 산란된다면 결국 모든 빛이 다 잘 산란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면 우리는 흰색(무채색)으로 느끼게 됩니다.
서울의 하늘이 선명한 파란 색이 아니라 희뿌옇게 보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태양의 직사광선은 물론 정상적인 태양의 직사광선보다 붉은색이 약간 줄어들고(왜냐하면 붉은색도 산란되므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에는 붉은색이 더 강화되므로 일반적인 서울의 하늘은 약간 푸른빛이 도는 회색으로 보입니다. 물론 태양도 좀 더 희게 보이겠죠.
서울에서 저녁노을을 살펴보면 주변부에 붉은 빛은 거의 없고, 붉은 태양만 덩그러니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또한 주변부에서 오는 약한 붉은 빛은 산란에 의해서 모두 사라지고, 비교적 강한 태양에서 오는 빛만이 우리에게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공해가 없는 지역에서는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떨어질 때까지도 햇볕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서울에서는 공해가 심해서 태양이 지평선 근처로 접근하면 구름에 가리는 것처럼 아예 보이질 않게 됩니다. 실제로 태양이 지평선에 도달하지도 않았는데 태양의 밑둥이 가려지는 현상을 보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
공해지역의 노을 사진에서도 태양이 미리 가려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건 꼭 구름때문이 아닙니다. 움직이는 전철에서 찍었기 때문에 전봇대가 뿌옇게 흐려져 있습니다. ^^
결론적으로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저녁노을이 더 잘 보이는 것은 태풍에 의해 공기가 매우 잘 혼합되고 외부와 공기가 바뀌어 일순간 공해물질이 다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지금은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나 볼 수 있는 저녁노을을 매일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하늘을 보기가 너무 힘들어져서 많이 아쉽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의 저녁노을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의 저녁노을 (동쪽하늘)
윗 사진을 찍을 때 같이 찍은 사진인데 동쪽까지 붉은 기운이 뻗혀 있다.
보너스 사진들.....

인천 평상시 해질녘...(녹색이 강화되어있다. 푸른 빛에서 붉은 빛으로 넘어가는 과정)

인천 비온 후 저녁노을 (그나마 이정도 보기 힘들다.)
뱀발 : 먼 곳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
먼 곳을 볼 때 가까운 곳을 볼 때보다 약간 뿌옇게 보이는 것을 아는지요?
이는 공해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서울같은 환경에서야 공해 때문이겠지만, 공해가 없는 곳에서도 뿌옇게 보입니다.
이것은 공기중에 수분 때문입니다. 공기중의 수분이 모든 종류의 빛을 산란시켜서 아주 맑은 날 청명할 때도 먼 곳의 물체를 분간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반면에 남극이나 북극의 극지방, 사막의 경우에는 공기중에 수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먼 곳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막의 경우에는 낮에는 항상 아지랑이가 심하기 때문에 먼 곳까지 제대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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