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거칠게 키우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거칠다' 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칠다의 반대말은 '곱다' 또는 '부드럽다' 라는 말인데 모난 것이 없어서 대하기 좋다거나 파악하기 쉽다는 의미 정도로 사용되는 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칠다는 모난 것이 많아서 대하기 까다롭거나 파악하기 힘들다는 의미겠지요.
거칠은 아이들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거친 아이들은 말 그대로 대하기가 힘듭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수준을 가늠해서 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보통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대하기가 더 쉬운데, 이는 어른들은 뛰어난 분야나 부족한 분야라고 하더라도 어느정도 수준의 범위 안에서 생각의 틀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살아온 인생살이도 얼마 되지 않고, 또 성장단계이기 때문에 잘 하는 분야와 못하는 분야의 격차가 매우 심해서 대화도 잘 안 되고, 파악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1. 한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초에서 막히기 쉽다.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접했을 때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게 기초상식적인 부분들에서 막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어른들보다도 더 훌륭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아직 자신의 재능의 방향과, 학습에 의한 능력부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일부 분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능력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자기 아이들이 백과사전을 들고다니면서 본다고 천재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 시행착오가 많다.
사람들의 학습단계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훗날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주는데, 이러한 능력은 옆에서 누가 지도한다고 해서 생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시행착오를 격는 일을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종합적인 사고력이 완성된 다음에 겪는다면 좀 더 쉽게 능력이 형성되겠지만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중3 이후에나 가능해 짐으로 이 시간을 기다렸다가 일부러 이를 겪게 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대학교 들어가서야 시행착오로부터 얻게 되는 능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행착오가 많아지는 것은
생각의 정형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생각하는 방식을 고정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이 보기에는 거치지 않았어야 할 시행착오도 아이들은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생각의 정형화란 우리가 효율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고 한다면 성인들은 대부분 자가용, KTX, 기차, 고속버스 등으로 가는 것을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방법은 그 이외에도 걸어서, 자전거를 타고, 시내버스를 계속 갈아타고, 여러가지 방법을 섞어서, 택시를 타고....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후자들에 대해서 성인들이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경험으로 충분히 효율적인 방식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많이 격다보면
자기조직화에 강해지게 됩니다. (자기조직화에 대한 용어는 전문용어로 존재할 것 같습니다만 제가 공부하지 못한 부분이므로 용어는 생략합니다.) 자기조직화란 자기 자신만의 문제 해결능력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 자신만의 문제 해결능력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얻은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렇게 정리하는 경험이 쌓이다보면 자신만의 방식이 생겨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들은 대부분 사회의 이전 성인들의 방식을 닮아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방식들은 지난 수~수천 세대동안 축적된 최적의 방식이니까 개성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닌 대부분은 기성세대의 방식에 다가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3.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행착오가 많을 수록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이는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더 많이 공부해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왜일까요?
재미있게도 정보와 경험의 축적이 일어나서 수준이 올라가면 그에 걸맞는 수준의 시행착오를 다시 겪게 됩니다. 이는 쉬운 문제이건 어려운 문제이건 따지지 않고 계속해서 발생되는 문제인데, 쉬운 문제라고 하더라도 기초적인 과정부터 다시 검토를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재수할 때 들었던 이야기인데...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같은 천재들에게 우리나라 학력고사나 수능문제를 갖다 주고서 풀라고 하면 만점을 맞을까? 아마 만점은 고사하고 몇 문제밖에 못 풀거야. 하지만 그 풀이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 내지 못할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겠지."
우리나라 학력고사나 수능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제한시간 안에 다 풀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대단히 좋은 실력을 쌓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좋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모든 문제를 풀이하는데 있어서 고정되어 정형화된 생각의 방법대로만 문제를 풀기 때문입니다.
4. 점수가 등락폭이 심하다.
오른쪽 그림은 실력이 거칠은 아이들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똑같이 실력이 거칠은 아이들의 그래프를 놓고, 출제문제의 난이도를 고려했을 때 성적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대한 그래프죠.
우선 1~2번은 시험문제 출제 난이도 중에서 가장 쉬운 것들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모두 바닥권의 성적을 받을 것입니다. 3번은 일부분 손댈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하게 성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4~5번은 일부 점수는 상위권에 육박하는데 일부 성적은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성적이 매우 불균일해 지겠죠. ^^;
6번은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데 일부분 문제는 해결하기에 애먹을 것입니다.
7번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실력이 거칠다고 하더라도 학교 시험 정도의 문제는 모두 해결이 가능하죠. ^^
이렇게 각 분야별로 실력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거의 매번 실력이 들쭉날쭉하여 성적이 널뛰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 전체적인 가능성은 1번이나 7번이나 크게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현재 발현된 부분이 차이가 날 뿐이죠.
이러한 아이들의 경우 최상위권 아이들만 모아놓고서 시험을 보게 하면 어떨까요?
그런 시험을 우리는 경시대회라고 부릅니다. 경시대회에 나가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전교 1~2등을 하는 아이들보다는 그냥 상위권 정도에 속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부족한 부분도 있고, 남는 부분도 있고....
전교 1~2등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전체를 골고루 잘 하는 잘 다듬어져서 매끈한 성적을 받는 반면 어려운 문제를 만날 경우 어느정도 이상 난이도가 되면 도저히 손댈 수 없는 상황을 만난다는 것입니다.
경시대회에 나간 아이들의 성적을 이야기할 때 100점 맞았던 녀석이 다음번 시험에서 0점 맞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은 그들의 능력이 들쭉날쭉하여 어떤 분야에서 문제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성적이 많이 변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은 왜 그런지는 몰라도 그날그날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5.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격차가 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많아서 이 아이들에게 모든 것들을 골고루 잘 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이 아이들을 고문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모든 과목을 다 잘 하기를 바라기보다는 부족한 분야들 중에서 앞으로 잘하는 분야를 더 키워나가기 위해서 꼭 필요하겠다 싶은 것들만 조금 골라서 가르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6. 개성이 강하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흥미있는 것, 잘 하는 것이 제각각으로 틀려지다보니 개성이 강하게 도출됩니다. 이 개성은 성인이 되어서 아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 개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모든 것을 잘 하게 된다는 것은 좋은 것 같지만 개성을 잃어버리는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따른다는 것을 꼭 아셔야 합니다.
7. 숙련화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렇게 거칠은 아이들은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기 쉬운데 반해서 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데 많은 장애를 겪습니다. 즉 대부분은 표현능력이 부족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따라서 적당한 시기에 숙련화를 위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숙련화 시기는 아이들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구요...
이러한 훈련을 시키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부모들이 그 방면의 전문가라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되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숙련화 교육을 받지 못합니다. 숙련화 교육을 너무 일찍 받아버립니다. 학교 교육이나 학원교육이 사실은 이런 숙련화 교육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어렸을 때 8살 정도까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줌도 늦게 가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하더라도 담임선생님이 아인슈타인은 쓰레기가 될 거라고 했다는군요. 하지만 이 아이가 5학년 때 삼촌으로부터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소개받고 유클리드 기하학을 모르는 상황에서 스스로 이를 증명해 냈다는 이야기는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공부를 시작할 때 이미 다른 사람들은 모든 공부를 끝낸 상황이었다. 내가 공부를 끝내고 물리학 탐험을 시작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은 이미 기존의 물리학 도구를 다루는데 익숙해진 뒤였다.
내가 정신적인 성장을 모두 끝냈을 때에도 나는 물리학 도구를 다루는데 익숙해 지지 않았었는데, 이러한 미숙함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스스로 거칠고 늦게 성장한 것이 자신의 연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지했다고 보여집니다. (아인슈타인은 훗날 철학, 교육 등에도 관심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현재 너무 빨리빨리... 교육이나 너무 완벽한 학생으로 가르치기 위한 교육은 많은 재능을 없애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과 같이 거친 아이들에게 숙련화 교육을 시키는 시기가 많이 중요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교육을 시작한 시점과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한번 교육을 시작하면 어느정도 이상의 수준까지 최대한 빨리 가르치고, 그 수준이 적정수준으로 올랐을 때 숙련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시작은 송유근처럼 아주 일찍 시작해서 진행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불가능.... 송유근은 정말 운이 좋았따고 생각됩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도 그리 늦지는 않다고 보여집니다. 대신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은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