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간의 단상

잡담/궁금증 2008/05/20 10:34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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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저절로 눈이 떠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자연적인 자명종이 아침에 깨워주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훨씬 가뿐해진다. 창문을 살짝 열어놓기만 하면 이름 모를 한 쌍의 새가 정해진 아침시간마다 열심히 지저귀곤 정해진 시간에 날아가 버린다. 오래간만에 새의 지저귐 소리가 맑게 들리는 것을 보니 며칠간의 비가 어젯밤에 완전히 그친 것 같다. 고장 난 자명종이 치워지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것은 분명히 이름 모를 새들 때문이니까 자명종은 새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양치질과 세수를 하기에 앞서서 잠깐 뒷동산 공원에 올랐다. 아침의 공원은 정말 한적하고 맑다. 공원에 있는 의자는 쓸쓸히 약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엉덩이로 의자의 눈물을 사정없이 눌러버렸다.

서늘한 햇살이 나의 동공 속으로 들어온다. 햇살은 만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나의 동공으로 들어온 햇살도 기분을 더욱더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동공으로 들어오는 햇살 중에서 우리를 가장 흥분상태로 몰고 가는 것은 무지개일 것이다. 지난밤에 나와 수식이 엄청난 전쟁을 치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무지개였다. 순간적으로 지금 무지개가 하늘에 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하늘 사방을 두리번거려본다. 아쉽다.

무지개는 멋진 광학현상으로 과학교과서에 잘 기술되어 있지만 무지개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묻는 기출문제는 전혀 없다. 시시때때로 반사 때문에 무지개가 생긴다거나 굴절, 회절, 산란 때문에 생긴다는 답변을 갖는 질문들이 나올 뿐이다. 하지만 진짜로 무지개가 생기는 이유는 너무 복잡하다. 굴절과 반사, 그 중에서 분산 덕분에 한 줄기의 햇빛에서 각각 분리된 광자 무리들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까지 다른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생긴다. 눈은 광자가 어떤 여정을 거쳐 동공으로 들어오는지 알 수가 없어 같은 빛으로 감지하기 때문에 무지개로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무지개의 다양한 색들을 살펴보면 미술시간에 배웠던 ‘빛의 삼원색’ 개념은 틀린 것 같다.

눈 속으로 들어온 빛은 우리 망막에 있는 시신경의 종류가 세 가지이기 때문에 천연색으로 느껴진다. 각각의 광자마다 세 가지의 시신경을 흥분시키는 정도가 달라서 그 정도에 따라서 뇌에서 색에 대한 인식이 결정된다. 따라서 세 종류의 시신경을 각각 흥분시킬 수 있는 광자들을 조금씩 혼합하면 특정한 하나의 파장을 갖는 광자가 세 종류의 시신경을 흥분시키는 것과 똑같이 우리 뇌를 흥분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빛의 삼원색이 아니라 ‘시신경 자극의 삼요소’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만약 시신경이 세 가지의 조합이 아니라 코의 후각세포들처럼 각각의 시신경들마다 하나의 파장의 빛만 느낀다면 어떨까? 아마 화가는 더 많은 물감을 사용해야 했을 테고, TV, 모니터, 휴대폰 등은 훨씬 더 복잡한 장치로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어쩌면 휴대폰 액정은 절대 16color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6color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부분의 색을 뜻한다. 보는 색의 종류는 훨씬 다양하지만, 언어의 한계로 일상생활에서의 색깔의 분류는 훨씬 단순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색깔의 이름들은 크게 16가지를 넘지 못한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일곱 무지개 색과 분홍, 연두, 군청, 고동, 자주, 하늘색, 회색, 검정, 흰색 등이다.

흰색은 오랫동안 구름을 대표하는 색이었다. 구름은 투명한 물이어서 자체로 빛을 흡수하지 못한다. 그래서 받은 빛을 모두 모든 방향의 외부로 내보내 흰색을 띈다. 흰 구름은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무채색이 된다. 이러한 완벽한 흰색은 눈에서도 같은 이유로 나타난다. 그래서 추운 빙하시대부터 사람들은 흰색을 추운 색이라고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닐까?
밤새 비를 뿌리고 남은 흰색의 구름들을 보니 갑자기 본능적으로 싸늘함을 느낀다. 특히나 요즘 비가 오면서 날씨는 너무 쌀쌀해진 것 같다. 며칠 전에 너무나 추워서 "누구야 실외에 에어컨 틀어놓은 것이!" 라고 메신저 대화명을 설정해 놓았던 것이 생각났다. 고쳐야겠다. 날씨가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된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져도 좋은 시간은 금방 흘러가고 곧 에어컨이 필요한 여름이 다가올 것이다.

에어컨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같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어컨이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유명 호텔, 은행 등지에 조금씩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불과 10년 만에 더위에 약한 신체를 갖게 된 것일까? 사람들은 에어컨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는 에어컨을 싫어한다. 일부 다른 생물도 에어컨을 싫어할 것이다. 특히 실내에 공기정화를 목적으로 들여놓는 다육식물이나 선인장들은 더더욱 에어컨을 싫어한다. 그러나 에어컨을 싫어하는 것이 낮은 온도 때문은 아니다. 다육식물들은 기본적으로 건조지역에서 적응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상의 일교차가 있는 환경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을 좋아하며, 이 때 성장한다. 그런데 에어컨은 일교차를 거의 없애버렸고, 그래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에어컨을 싫어하는 것이다.

선인장은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를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선인장은 날씨에 맞춰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해가 나는 날에는 해가 나는 대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비가 오는 대로 물을 흡수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사람들이 화분에 심어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맑은 날에도 물을 흡수해야 하고, 비오는 날에도 비를 흡수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하게 된다. 이런 어려운 환경의 반복은 결국 식물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바로 앞의 풀들은 선인장과는 달리 비가 오는 날에 물을 많이 흡수하고도 튼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마도 이 풀들은 비가 며칠간 오리라는 것을 미리 깨닫고서 너무 빨리 물을 빨아들이지 않고 비가 그칠 때까지 조금씩 물을 흡수했으리라. 하지만 만약 이런 호우 속에 다육식물을 내놓는다면 물을 흡수하는 훈련이 잘못되어 있는 탓에 물을 너무 많이 흡수하여 죽기 딱 알맞을 것이다. 그래서 식물들을 키우는 것은 많은 기술과 관심이 필요하다.

핸드폰 모닝콜이 울린다. 출근준비를 해야 할 때다.


ps. 글쓰기 연습으로 새로운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어떠한 것이라도 괜찮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많은 Feedback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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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안드로이드 at 2008/05/20 16:00

    블로그까지 접는 거에요?? 이런!!! 무슨 일인지 몰라도 평안무사하게 잘 되길 빌어요.

  2. Commented by BlogIcon kenu at 2008/05/20 16:48

    Wish Your Life of Happiness

  3. Commented by BlogIcon kenu heo at 2008/05/20 16:49

    행복하세요. 미투는 막 나오신 듯 하네요. 편하고 재밌게 살다가 또 뵙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