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의 행운'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초심자의 행운이란 말은 원래 도박(노름)에서 나온 말로 노련한 도박꾼, 소위 '꾼'들이 도박을 처음 시작하는 초짜에게 당해내지 못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런 것이 오늘날에는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출판계다.

출판계에서는 을 완전히 처음 쓰는 사람이 크게 대박을 내는 경우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말한다. 옛날에 영국의 시인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이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유명해졌더라" 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초심자의 행운이 따랐었던 작가라고 하더라도 두 번째 부터는 계속 행운이 이어질지 끊어질지 알 수는 없다.

나는 2008년 신년계획을 내고싶다는 이야기를 밝힌 적이 있다. 4가지 계획 중에 한 가지일 뿐이지만 현재 4가지 계획 중에 2가지를 이루기 위해 서서히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4번째로 꼽았던 을 내기 위해서 최근 독서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한 권의 쓰기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을 내기 위해서 정부에서 30여명의 예비저자들을 훈련시키는 교육과정이다. 1년에 2기수만 진행되고, 나는 2기수에 교육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역시 행운이었다. 1기의 강의를 맏으셨던, 또 내가 이 강의를 듣게끔 동기를부여해 주셨던 송숙희 선생님은 2기에서는 강의를 맏지 않으셨고, 2기에서는 탁정언 선생님께서 강의를 맏으셨다.
30명의 신청자 중에서 3명은 강의에 아예 들어오시지 않았고, 1명은 그냥 강의만 듣기를 원하신다고 하셔서 (아무튼) 쓰기를 시작하는 예비저자는 나까지 총 26명이 되었다. 26명의 각자의 소개, 능력, 직업 등등을 살펴볼 때 정말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을 쓰기를 원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26명 중에서 이미 을 내신 분이 1분 계셨고, 몇 분은 글쓰기로 생업을 하시거나 쓰기를 이미 시작하신 분들이었다. (물론 그 분들의 글을 살펴봐야 알겠지만, 어떤 분들의 글은 애초부터 성공하기는 힘들어 보이는 글인 경우도 있을 것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글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신년계획중 한 가지인 쓰기를 위해 교육에 참가하면서 다른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게 된다. 아직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누가 누구인지 솔직히 모르겠지만, 이들 중에 초심자의 행운을 누릴 수 있는 분이 있을 수 있나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초심자의 행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가? 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결코 초심자의 행운이 아무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명한 판타지 소설인 『해리포터』(Harry Potter)의  J. K 롤링( (Joann K Rowling)이 아마도 초심자의 행운을 누린 가장 유명한 사람일 것이다.1 그런데 롤링은 첫 번째 출판사에서 을 출판계약하고 을 내게 된 것인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롤링은 『해리포터』를 12곳 출판사에서 출판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이미 판매권수를 억 단위로 세고 있는 의 과거라기엔 허접한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왜 12곳의 출판사가 『해리포터』의 출판을 거절했을까? 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출판사에 근무하는 편집자들에게는 성공할 과 실패할 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는 그들에게 한 눈에 비주류로서 누구도 읽지 않을 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 것은 롤링이 어떤 을 썼느냐에 상관없는 편집자들의 경험에만 의존하는 결과였다. 이렇게 전문가들에게 푸대접을 받았던 들은 『해리포터』 이외에도 누구나 이름정도는 들어봤음직한 펄벅의 『대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처럼 불멸의 고전으로 불리는 들중 상당수가 존재한다.
초심자의 행운을 누리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출판사와 편집자의 편견을 이겨내야 한다. 정 안 되면 자비출판이라도.....

우스개 소리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만득이는 목사님으로부터 하나님은 기도를 충실히 하시는 분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씀을 듣고서, 하나님께 두 손 모아 기도했습니다. '제가 복권 1등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당연히 만득이의 기도가 이뤄질 리 만무했습니다.
그러나 만득이는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복권에 1등으로 당첨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러길 한 달, 두 달, 세 달..... 여섯 달, ..... 1년이 흐르고, 마침내 2년이 되었습니다.
결국 만득이도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2년이나 기도하는 것에 대해 지쳐서 하나님게 마지막으로 기도하겠다고 생각하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지난 2년동안이나 복권에 당첨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저도 이제 지쳤습니다. 이 기도를 드린 뒤에도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다면 전 다시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기도를 끝마치자 하늘에서는 큰 한숨소리가 나면서 이런 음성이 울려퍼졌습니다.
복권을 사란 말이다. ← (마우스로 긁어주세요.)
이 우스갯소리에서 이야기하듯이 초심자의 행운을 잡기 위해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물론 출판계에서 초심자의 행운을 잡기 위해서는 직접 을 쓰는 행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을 써서 성공하든 실패하든..... 일단 저자가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글로 만들고, 자료를 첨부하여 원고를 완성하는 것에서 모든 것을 출발해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 (당연한 것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나 초심자의 행운을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쓰는 첫 번째 은 단지 내가 쓰는 들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 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내가 쓸 들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것에 만족할 것이다. 반대로 나는 내 이 첫 편부터 좋은 이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을 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그럼에도 실패한다면 나의 에 무언가가 부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나는 나의 글을 그대로 출판해주지 않는 출판사와는 굳이 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내 글을 그대로 출판해주지 않을 것이라면 아예 새로운 컨셉을 잡아서 다른 을 쓰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미 씌여진 원고를 새로운 컨셉에 맞게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을 시도해본 결과 그것은 것은 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을 생산해 내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을 생산해 낸다는 것은 내가 편집자라는 한 기술자에 의해 을 찍어내는 공장의 부속품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편집자와 저자는 '편집자과정'에서 교육받은 것처럼 동업자 또는 좋은 동료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현실속의 편집자는 저자를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의 부속품처럼 여기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초심자의 행운을 거머쥔 도박의 초심자가 왜 도박의 소위 '꾼'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일까?
도박은 한 마디로 확률싸움이다. 조금이라도 확률이 높으면 그에 맞춰서 더 키워가고, 확률이 낮다고 생각되면 버리는 게임인 것이다. 꾼들은 이러한 일을 너무나 오랫동안 해 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초심자들은 게임에 서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어중간한, 또는 꾼들의 민감한 반응에 적응해 있는 꾼들은 초심자의 어설픈 연기에 당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초심자가 꾼들을 상대로 하여 이길 확률은 어중간한 사람들보다 꽤 높게 나타난다. 그러니 이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초심자의 행운은 경험이 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물론 여기서 초심자의 행운으로 탄생한 대상물들이 그저 미숙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앞서 예에서 보았듯이 초심자의 행운으로 탄생한 들은 세대를 넘어서 명작으로 꼽히는 경우도 많다. 최소한 초심자의 행운이 출판계에서 나타나려면..............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의 노력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초심자의 행운이 탄생하면 그 후에는 글쓰기에 노련한 사람들이 달려들어 출판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그래서 두 번째의 초심자의 행운은 올 때도 있고, 안 올 때도 있다.

내가 초심자의 행운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쉽게도 내가 을 내려는 분야는 이미 기라성같은 작가들, 전문가들이 있는 곳이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게 초심자의 행운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그들 사이를 실력으로 뚫고 들어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큰 틀의 전환이 있지는 못했다.
어떻게 될지는 시간, 나, 독자들에게 맏기는 수밖에.....

ps1.

ps2.

  1. 사실 난 『해리포터』같은 을 정말 싫어하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본문으로]
포털에 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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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학주니 at 2008/03/25 14:53

    초심자의 행운이라..
    흔히들 도박장에서 된장에 발렸다는 의미가 이거군요. ^^;

  2. Commented by BlogIcon 데굴대굴 at 2008/03/25 15:13

    책 나오시면.. 일단 사인부터 하나 해두시길... (받던지 사든지 하겠습니다. ^^)

    • Commented by BlogIcon 작은인장 at 2008/03/26 23:07

      "몇몇 분들에게는 그냥 돌려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런 생각은 부질없는 것이고, 실제로 책을 내고서 다음에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