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뉴스기사 중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기사가 있어서 소개한다.

짧은치마 입은 여성의 다리 촬영 행위 '무죄'

연합뉴스의 위 기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의 다리를 핸드폰 폰카로 찍은 행위는 성폭력 범죄행위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무죄다."

몇 년 전에 블로고스피어에서 비슷한 논쟁이 있던 걸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바로 미니스커트 논쟁이었다.
당시 진보넷에서 활동하던 자폐라는 사람이 자신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가기만 하면 주변 남성들이 자신의 다리를 너무 처다본다면서 그러지 말라고 한 것이 논쟁의 발단이었었다. 비슷한 글이야 언제든 쓸 수 있다고 하여도 자폐님의 글은 하도 어이없는 내용의 글이어서 내 블로그에 고이 간직되어 있지만, 공개되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당시에 내가 알고 지내던 몇몇 여성분들에게 이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려주셨었다.

1. 자폐님의 글을 이해할 수 없다.
2. 페미니즘은 아니다.
3. 확실히 미니스커트가 편해 입는 여자들이 (본인들 포함) 존재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4. (나의 첫 글 마지막 인용구에 대해) 자폐라는 분은 스스로 창녀같은(?) 생각을 했다.

결국 미니스커트 같은 옷을 입을 경우 여성들 스스로도 자신의 맨 다리도 옷(의상)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번 판결은 지난번의 사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촬영을 할 경우에 문제가 될 것이냐에 대해 법적 판단을 다룬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스스로의 다리를 옷이라 생각하고 보여주기 위해서 갖추는 의상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남성들이 여성의 다리를 보는 것은 본능에 의한 행위일 뿐이다. 여성들도 이러한 본능은 마찬가지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신체적인 반응은 남성과 여성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여기에서 판사는 사진촬영 자체가 성폭력 범죄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거기다가 다리만 촬영했을 경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본인도 그것이 자기 다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인격침해 또는 초상권, 명예훼손 등이 적용될 수도 없다. (물론 꼭 법의 저촉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는 건 아니다.)
만약 긴 옷을 입었을 때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짧은 옷을 입었을 때 촬영한다고 하더라도 처벌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뒤집어서 이야기하자면 기사의 맨 끝에 올라온
이에 대해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허락없이 여성의 다리를 촬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적'인 의도가 있으며, 사진을 찍힌 피해 여성으로서는 성적 수치심은 물론 심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데도 무죄가 선고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라는 이야기는 여성단체가 여성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글에 맞는 짤방을 올려본다.
포털에 펌할 수 없음!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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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마래바 2008/03/23 16:3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제가 알기로는 해당 피의자가 다른 건으로 조사 받던 중 핸드폰에 여자 다리 부분을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이것이 성범죄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성범죄는 친고죄이므로 직접 고소가 없는 이상 처벌하기는 힘들겠죠.. 아마 그런 의미에서 무죄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사 자체가 낚시였는 지 모릅니다. 같은 사실도 기사 쓰기에 따라 영 달라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 ㅋㅋ

    아마 찍힌 사람이 직접 고소한다면 무죄가 아닌 다른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좀 우습죠....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선 논쟁 벌어지고 난리가 아니더라구요..

  2. BlogIcon 불멸의 사학도 2008/03/23 21: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현행범으로 걸리거나, 사진에 찍힌 사람이 자신임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판결이 달라질 수 있겠네요... 하지만 직접 찍는 장면을 보았다면 굳이 법적대응을 할 필요도 없겠네요... 그때에는 즉시 신고 있던 하이힐로 응징을...

    • BlogIcon 작은인장 2008/03/25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게 그리 쉽게 결정날 것 같지 않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느낄 옷을 입고 거리로 나오는 것 자체가 피해자(?)의 아이러니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ㅋㅋ

  3. BlogIcon 이정원 2008/03/24 00: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흠.
    당연히 볼걸 생각안하고 입은 사람들이 .. -_- 이상한건 아닌지..
    그리고 그걸 왜 수치스럽게만 생각하는지도 잘 이해가..
    (사진찍은건 좀 -_- 그렇지만)

  4. BlogIcon 학주니 2008/03/24 09:2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사진을 찍는건 좀 그렇지만..
    그런데 일부러 대놓고 저렇게 노출하고 다니는데.. -.-;
    그에 상응하는 댓가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
    미니스커트를 입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도 함께 지불해야 한다고 봅니다만.
    범죄행위를 위한 도촬은 당연히 불법이지만요..

    • BlogIcon 작은인장 2008/03/25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의상은 성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소리도 하는 세상이니 뭐..... (그렇다면 누드로 거리를 활보해도(누드도 훌륭한 한 가지 의상이니까요.) 성범죄율은 결코 올라가면 안 되는 것인데, 의상은 과연 성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직 의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