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은 주변에 많이 있으니 대부분의 분들은 유리창에 비친 모습을 눈여겨 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남겨놓곤 한다.
그런데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항상 피사체의 모습이 두 개로 보여서 촬영이 잘 되지 않는다. 왜 두 개로 보이게 되는 것일까? 기왕 두 개로 보일 거면 더 많게 보이면 안 될까?

하나가 두 개로 보인다는 것은 빛이 우리 눈으로 오는 경로가 두 개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두 개의 경로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굴절과 반사라는 현상만 알면 아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림 1>

하나의 광원에서 나온 빛이 유리판에서 반사할 때 반사되는 부분은 두 곳이 된다. 유리판의 앞과 뒤다.
유리판의 앞에서 반사된 빛은 왼쪽 이미지의 1번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1번의 경로는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고 배우는 반사의 법칙을 정확히 따른다.
반면 유리 내부로 들어간 빛은 굴절과 반사를 거치는 2번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2번 경로도 입사각과 굴절각이 같다는 것은 반사의 법칙과 동일하다. 다만 입사광과 반사광 사이의 간격이 발생한다는 점만 다르다. 아니... 한 가지 다른 점이 더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에 비춰진 빛은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튼 투과된다. 이 때 어떤 빛은 반사되고, 어떤 빛은 투과되는 것일까? 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번과 2번 빛은 서로 수직으로 흔들리는 (편광된) 빛이 많다. 그래서 편광판을 준비해서 회전시키면서 보면 1번과 2번 빛의 밝기가 교대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Canon | Canon PowerShot A75 | 1/4sec | F4.8 | 0EV | 16.21875mm

모든 것이 두 개로 보이는 유령의 집?

1번과 2번의 경로의 차이는 빛이 지나온 길이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각도의 차이만 중요하다. 각도는 유리의 두께와 광원, 관찰자의 위치에 영향을 받으므로 한 자리에 서서 유리창을 보면 반사된 모습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만약 유리의 두께가 매우 얇다면 어떻게 될까? 유리의 두께가 매우 얇다면 1번과 2번의 경로가 거의 차이가 없어지게 되므로 각도는 별 의미가 없어지고, 두꺼운 경우와는 다르게 이동한 거리가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1번과 2번 경로를 지나는 빛의 위상이 반사 부분에서 서로 반대가 되게 반사된다면....) 유리의 두께가 빛의 파장의 절반이 된다면 1번과 2번 빛은 거의 반대의 위상을 갖게 된다. 1번 빛과 2번 빛의 세기가 같다면 두 빛의 위상이 반대가 되면 결국 빛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상쇄라고 부르고, 얇은 막을 반사방지막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게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안경의 반사방지막이라던지, 카메라나 캠코더의 렌즈 코팅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다. 물론 모든 색의 빛은 각각의 파장이 다르므로 한꺼번에 모든 종류의 빛을 반사방지하는 막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빛이 지나는 각도에 따라서 빛이 지나는 경로의 차이가 달라지므로 상쇄하는 빛이 어떤 색인지도 달라진다.
Canon | Canon PowerShot A75 | 1/30sec | F2.8 | 0EV | 5.40625mm

안경에 반사각이 작으면 특정파장이 흡수되어 흡수된 파장의 보색으로 보인다.

Canon | Canon PowerShot A75 | 1/30sec | F2.8 | 0EV | 5.40625mm

반사각이 커지면 모든 빛이 상쇄되지 않으므로 흰 색으로 보인다.

반사각이 작은데도 흰 색으로 보인다면 반사방지막이 없는 안경이다.




그렇다면 세 개 이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원리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유리판 안으로 들어갔던 빛은 유리판 내부에서 경계에 다다를 때마다 반사를 반복한다. 이 반사가 빛을 100% 반사시키는 전반사가 아니라면 조금씩 외부로 빛이 방출된다. 물론 이 때 반사된 빛은 편광이 일어나게 되고, 반사되지 않는 조건의 빛은 모두 투과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번 반사된 빛은 일단 반사된 조건에 맞는 것들이기 때문에 다음 번에 반사가 일어나더라도 거의 투과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일단 한 번 반사됐던 빛은 다음번에 반사가 계속될 때마다 어느정도의 감소를 제외하고는 계속 같은 반사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 <그림1>에서 2번 경로를 따라 움직이던 빛이 2번째 반사된 뒤에 3번째 경계면에서 투과되는 빛은 거의 없게 된다. 유리판을 자른 단면으로 들여다보면 똑같은 모양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이러한 현상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은 1번과 2번 경로를 따라 이동한 빛만 볼 수 있으므로 3번째 상은 볼 수가 없게 된다.

반면 유리판 반대쪽에서 볼 때는 2번 경로에서 한 번 반사된 뒤의 빛은 다음번에 반사되더라도 외부로 투과시키지 못하고 내부에서 반복하여 반사가 일어나므로 결국 투과되는 빛은 처음 한 번 반사될 때에만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유리창 밖에서 밝은 곳을 볼 때는 단 하나의 상만 보인다.
물론 광원에서 나온 빛의 대부분은 어떠한 반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유리판을 통과하게 되고, 극히 일부분만 반사하는 것이므로 생각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두 번만 보이는 현상은 자연계에서도 비슷한 예를 하나 찾을 수 있다. 바로 달무리와 무지개다. 달무리와 무지개는 구형 물방울 속에서 1번(수무지개) 또는 2번(암무지개)의 반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이는 현상이고, 달무리(또는 해무리)는 각진 얼음조각 속에서 1번의 반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이는 현상이다. 모두 비슷한 광학현상이지만 2번 이상 반사할 수 있는 물방울에서는 쌍무지개가 잘 관찰되는 반면 달무리에서는 쌍달무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쌍무지개는 무지개가 뜰 때마다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50여년 전에는 무지개가 뜰 때마다 거의 쌍무지개가 떴었다고 하니 지금은 공해 때문에 쌍무지개를 보기 힘들어졌을 뿐이다.
반면 세쌍무지개는 이론상으로는 존재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잘 관찰되지 않는 이유는 위 유리판의 경우에서와는 다르게 물방울 속에서는 세 번 이상 반사가 일어난 뒤에 밖으로 방출될 수 있지만 그 밝기가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리판에 비춰진 두 개의 상을 살펴봐도 둘 중 하나는 어두워진 것을 볼 수 있으며, 쌍무지개의 경우에도 두 번 반사되는 바깥쪽의 암무지개는 안쪽 수무지개보다 훨씬 어두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무지개는 비교적 큰 물방울이 공중에 머무는 분수, 구름과 빗방울, 높은 폭포 등에서도 쉽게 관찰되며, 달빛에 의해서도 생성될 수 있다. 달빛에 의해 생성된 무지개를 흰무지개라고 부른다. (무지개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내용을 다음에 다시 다루었으면 좋겠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장치들도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아래 사진은 우리 동네에 주차되어 있는 한 자동차의 전화번호를 찍은 것이다. 유리판 대신 플라스틱 판에 레이저를 이용해 내부에 문양을 새겨넣은 다음 전파를 이용해서 발광하는 전자장치를 넣은 것이다.발광장치의 발광다이오드에서 빛은 일차로 외부에 모두 노출되고, 남은 빛은 플라스틱 판 안에서 반사를 반복하면서 이동하다가 문양과 부딪히면 굴절과 산란을 하여 우리 눈에 보이게 된다. 산란한 뒤의 빛은 여러 가지 성질이 변하므로 플라스틱판을 빠져나올 때 새로운 조건에 의해서 외부로 많은 및이 방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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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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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뽕다르 2008/03/28 18:1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거 파이만의 QED강의에서 본건 같네요 ^^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작은인장 2008/03/29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우..맞아요..맞아....
      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뽕다르님의 말씀을 보고 지금 다시 찾아봤네요. 46쪽에 나와있군요.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2. BlogIcon 이정일 2008/03/29 09:3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세쌍 무지개도 있긴 있는 모양이군요.
    한번도 보질 못해서...

    • BlogIcon 작은인장 2008/03/29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보질 못했습니다. ^^;;;;
      앞으로 열심히 찾아보려구요. 계산에 의하면 갠날 대낮에 잘 보이겠더군요. ^^ 나중에 아주 긴~~~~ 글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