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K고등학교에 다니는 나의 조카 한 명이 올해 고3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인하대학교에 수시로 합격을 했다.
합격을 발표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조카가 대학생이 된다는 것이 낯설기만 하다. 조카는 대학교에 입학하여 여러가지로 필요한 자격증인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따기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에 발생했던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사고로 기름이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어제는 기름방울이 군산 앞바다에서도 발견된다는 뉴스가 지면과 인터넷을 장식했다. 내가 살던 평택 서탄면의 황구지천에는 70년대에 미군이 실수로 흘린 기름들이 황구지천에 다량 유입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30년이나 지난 요즘도 황구지천의 모래를 파보면 기름들이 스며나오는 곳이 있을 정도로 기름으로 한 번 오염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런 긴급한 상황이어서 자원봉사자가 수만을 헤아리고 있다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체계적으로 자원봉사를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자원봉사자에게 식사와 추위에 맞서 싸울 준비까지 하고 오라니 나같은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하러 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동안 자원봉사를 갈 궁리를 해 보다가 급기야는 포기했다.



조카는 고3이라서 이제 고등학생으로서 공부할 것도 없다. 학교에 가봤자 교실에서 TV나 비디오를 틀어놓고 지들끼리 떠들면서 놀기 바쁘다. 인문계 고3을 보내본 사람이라면 학력고사 또는 수능을 본 뒤에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학부모나 선생님들을 포함해 아무도 간섭하지 않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얼마전에 고3의 교실에서 학생들끼리 동양화 공부를 하다가 싸워 사망에 이른 사고를 생각해봐도 고3 교실의 모습이 우리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어렵잖게 할 수 있다.

그런 고3인 조카가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태안에 자원봉사를 가기로 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 치고는 참 대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자원봉사 날짜는 12월 19일 딱 하루라고 하여 왜 그런가 몹시 궁금하게 생각되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학교에서 조카를 비롯한 학생들이 태안으로 자원봉사를 가는 것에 대해서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평일에 가면 결석처리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조카는 그래도 개근상장을 받고 싶기 때문에 공휴일인 19일 하루만 자원봉사를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때맞춰 대통령 선거일 하룻동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다행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봉사점수라는 것을 시행한다.
봉사점수는 어려운 이웃이나 공공기관에 여러가지 일을 특정한 시간(20시간)동안 도와주고 확인증을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그에 해당하는 점수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또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도입한 제도가 아니었나? 그리고 이 봉사점수는 대입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어느정도 효용성이 있는 제도라고 일고 있다. 그러나 그 제도의 취지가 단순히 학생들에게 점수를 주거나 있으면 좋고, 없으도 좋은 타성에 젖은 제도가 되어선 곤란하다.

나와 누나는 조카에게 다시 한 번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려 보라고 시켰다.
어떤 답변을 듣고 올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나의 조카는 이미 대학교를 합격한 상태여서 봉사점수를 더 받들 필요도 없다. 학교에 나간다고 하여 특별히 배우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학교에 있는 시간도 하루 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결국 편히 쉴 수 있는 교실을 떠나서 순수한 의도의 자원봉사를 생애 처음으로 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이 스스로 자원봉사를 나서겠다고 하는데 독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출석을 문제삼아 아예 가는 것조차 막아버리는 조카의 선생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형태로든 조카가 하고자 하는 활동을 활발히 행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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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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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블로거여러분, [삼성기름유출사건]으로 기사제목을 바꿔주세요!

    Tracked from 낮은표현 in Tistory 2007/12/17 16:16  삭제

    [삼성기름유출사건]으로 기사제목을 바꿔주세요!! 지금 태안 주민, 아니 서해안 주민들이 받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재산적 피해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사람이 저지른 인재입니다. 이번 태안사건은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이 현대오일뱅크의 기름을 싣고 정박해있던 유조선을 들이받아서 생긴 인재입니다. 그런데 태안주민들에게, 서해안의 자연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당사자들은 보상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서인서 서로에게 잘못을 떠 넘기느라, 정착 피해당사자들에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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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nowall 2007/12/16 21:3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선생님을 한명 꼬셔서 그 선생님도 "결근"처리 되도록 만들어야 결석처리가 안되고 봉사활동 참가로 될 겁니다.

  2. 반유진 2007/12/16 21: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작은 인장님/블로그 내용에서 궁금한게 있습니다
    전화가 가능하면 번호 좀 알려주실수 있나요ㅜ

  3. 반유진 2007/12/16 21:4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프로필이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 ㅜㅜ
    표면장력에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유기용매에 적신 종이를 물에 띄웠을 때 왜 도는지 아시나요ㅜ

  4. BlogIcon とうや 2007/12/17 00:3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순수한 봉사활동이라 해도 학교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봉사활동을 해봤습니다만...(고1~고2 초반동안)
    평일은 솔직히 봉사활동횟수가 극히 적습니다.(1년에 2번인가 3번)
    평일 봉사활동 적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장,교감 선생님들의 승인 서류가 필요합니다.
    과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 BlogIcon 작은인장 2007/12/17 0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 만약 이렇다면 행정편의주의라는 비난을 피하기가 무척 힘들지 않을까요?

      저 때가 아니라면 봉사활동을 순수하게 해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5. BlogIcon mepay 2007/12/17 01: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학교의 입장에서도 어찌할수 없는 제도인것 같습니다..
    물론,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봉사한다고 나갈수도 있겠지만..
    학교 땡땡이 칠수도 있으니..
    저는 학교 다닐적 후자에 가까워서 뭐라 할말은 없군요..ㅎㅎ

  6. BlogIcon 학주니 2007/12/17 13:2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뭐.. 학교 입장에서는 성실히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의무도 있으니.. -.-;
    그나저나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듯 싶군요.

  7. BlogIcon 빨간여우 2007/12/17 16:2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참으로 희한한 세상이군요. 바른 길을 가도록 가르쳐야할 학교가 못 가게 막다니 이러니 커서도 봉사라는 단어에 낯설어하고 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ㅡㅡ;

  8. 김송이 2007/12/17 19:0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고3학생인데 부모님이 그냥 토요일에 방범대원들과 자원봉사를 가신다고하여 이때밖에 기회가 없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 전날 선생님께 봉사하러 간다고, 현장체험 학습으로 해달라고 하니까 해주셨는데 어떻게 그걸 결석처리를한다고 하지.휴.

  9. BlogIcon Caryle 2007/12/17 23: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고3입니다만..
    저도 수시 합격했구요..
    수시합격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부르지 않으면 학교를 나가지 않아도 되고, 정시에 원서를 내는 학생들도 내일부터는 선생님과 시간약속을 해서 상담을 하고 원서를 내게됩니다..

    조카분께서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들께서 융통성이 없고, 그런일에 신경쓰는것 자체를 귀찮게 여기신다고 밖에 볼수 없는것 같네요.

  10. BlogIcon snowall 2007/12/18 00:2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수시 합격하고...
    수업은 못듣게 하면서 9시에 선생님께 가서 출근도장 찍고 도서관으로 출근. -_-;
    그리고 비상대기하다가 컴퓨터 고장나면 달려가는...

    ...뭐, 대략 공익근무요원같은 생활을 5개월간 했었죠. 수행평가는 하라더군요. -_-;

    • BlogIcon 작은인장 2007/12/18 0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저도 나이가 한 15살쯤 어렸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ㅜㅜ
      제가 대학에 갈때는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던 시대였으니....ㅜㅜ

  11. BlogIcon 장기영 2007/12/28 01:2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고지식한 선생님..
    봉사황동이나 체험학습으로 처리하면 출석으로 처리해도 될 것 같은데
    게다가 졸업을 앞둔 시험을 마친 고 3이면 체험학습의 기회를 부여했어야 옳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욱현장의 비효율과 관료주의를 드러내는 적나라한 사례입니다.
    한국 방송 통신 대학교 서울 1지역대학 2학년 교육과 2007학번
    200741-254347 장기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