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륙에는 약 110만 정도의 백성이 존재한다. 호적상으로는 1천만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지만, 대부분은 호적만 만들어 놓고 다른 대륙에서 살거나 우리 대륙에 존재하는 여러 나라에 호적을 만들어 놓고, 한 나라에서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호적의 인구보다는 백성 수가 훨씬 적다.[각주:1]

우리 대륙은 불로대륙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크게 세 나라가 존재한다.
가장 큰 나라는 뇌이버나라로 거주자가 어마어마하다. 실제 거주하는 인구 또한 약 80만 명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고보면 우리 대륙을 명실상부하게 대표하는 나라는 뇌이버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뇌이버나라를 견제하는 나라로는 담나라가 있다. 담나라는 약 20만 정도의 백성이 거주하는 나라여서 규모만 따지자면 뇌이버나라에 상대는 되지 않지만 그래도 상대할 수 있는 이유가 존재한다.
뇌이버나라와 담나라의 틈바구니에서 홀로 생존하려고 발버둥치는 나라가 있었으니 이 나라의 이름은 이티나라다. 이티나라는 매우 작은 소국가들이 뭉친 연합국가이지만 연합이래봐야 백성들의 수가 10만 정도뿐이어서 그야말로 개밥의 도토리같은 존재다.

'개밥의 도토리'라는 속담은 왜 생겼을까? 개는 밥을 주면 뭐든지 다 잘 먹고, 심지어는 생선가시나 짐승뼈까지도  맛있게 먹는데, 도토리는 떫은 성분을 잔뜩 같고 있어서 개가 먹지 않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다른 것을 다 선택한 다음에도 선택하지 않는 매력없는 것을 '개밥의 도토리'라고 부르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티나라의 백성들은 뇌이버나라나 담나라에서 바라보면 '개밥의 도토리'나 다름없다. 챙겨주기엔 그들은 고집이 너무 세고, 자립심이 강한 반면 버리기에는 그들이 생산하는 물건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티나라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뇌이버나라와 담나라가 서로 제압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협력을 반드시 얻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그들을 버리지도 챙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중국의 고전소설로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이란 자가 가장 이상적인 세상의 구도라고 했던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먼저 우리 대륙의 역사를 말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우리 대륙을 처음 발견하고, 주민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뒤에 가장 먼저 나라를 만든 것은 이티나라였다. 홈피대륙에서 이주한 몇몇 이주민들이 우리 대륙 해안의 작은 섬 몇 개를 개간하고 독립국가를 만든 것이다. 그 이후 주변의 대륙에서 우리 대륙으로 많은 이주민들이 이주해 오면서 우후죽순격으로 해안을 따라서 작은 나라들이 독립했지만 우리 대륙 내부를 점령한 것은 거대한 경제력을 갖고 있던 대문대륙의 두 나라에서부터 이주해온 이주민들이었다. 그리고 이들 이주민들은 뇌이버나라와 담나라를 건설한 것이다.

처음부터 뇌이버나라와 담나라의 백성이 많은 것은 아니었고, 이티나라의 연방국가들과 비슷한 규모였다. 사실 대문대륙에서 이주해온 백성들은 이 두 나라만 있던 것이 아니고 물파스나라, 파랑나라, 와우나라 등의 작은 나라들을 여러 개 만들었다. 이들 나라들은 한때는 뇌이버나라와 비슷할 정도로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었지만, 이제는 뇌이버나라의 해안을 따라 조용히 살아가는 변방의 나라로 전락한 상태다. 중국의 속국이나 다름없이 비참하게 지냈던 몇 백 년 전의 조선이란 나라와 이들 나라는 유사성이 참 많다. 겉으로는 독립국가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따지고 보면 항상 강한 나라의 표정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 말이다.

뇌이버나라와 담나라는 개국할 당시부터 백성들의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백성들의 생활이 윤택해지면 백성들의 수가 늘어날테고,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나라의 재정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한 나라는 뇌이버나라였다. 뇌이버나라는 다른 나라 백성들의 물건을 들여와서 나라의 모든 백성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이미 갖고 있던 물건들도 서로 나눠쓸 수 있게끔 정부에서 주선해 주었다. 그러자 백성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서 빠르게 백성들의 수가 불어났고, 수가 불어나자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물건들이 더 많아지면서 더 많은 물건들을 나눠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많은 수의 백성들의 힘을 이용해서 주변 나라 백성들의 물건들을 도둑질해 와서 같이 나눠쓰게 되면서 뇌이버나라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하자 담나라, 물파스나라, 파랑나라, 와우나라 등도 똑같은 정을 펴나갔고, 결국은 서로서로 다른나라 백성의 물건을 도둑질하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뇌이버나라의 엄청난 수의 백성들의 도둑질에 밀린 다른 나라들은 해안의 조그만 속국으로 쇠락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끝까지 버티고 버틴 담나라는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배째라 산맥을 경계로 뇌이버나라의 파상공격을 막아내고 한때는 대륙의 절반을 점령하기도 했다.



대륙의 중심부에서 대문대륙으로부터 넘어온 강력한 나라들이 전쟁을 계속하는 동안 드넓은 바다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던 섬들에는 대륙의 전쟁을 피해 도피해온 사람들로 바글거리게 됐고, 급기야 그 수가 10만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들은 뇌이버나라와 담나라의 백성들에게 수많은 재물을 빼앗기고도 아직도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다른 대륙으로부터 인정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주로 얼음나라에 모여 살았으며, 그 이외에는 오마이갓나라나 온나라같은 곳에 수백~수천 정도의 백성이 부족을 이루며 모여 살았고,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고 무인도에 들어가 혼자서만 기거하는 이들도 총 수천 정도를 헤아리게 됐다. 이티나라는 이러한 백성들이 서로 힘을 뭉친 연합국이었다.
이티나라는 서로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연합국 내의 혼자 사는 무인도의 백성들을 연결시켜주는 교통, 통신수단이 발달하게 됐다. 우선 나라 안에 백성들이 서로 왕래할 수 있게 하는 '모든해운'과 '백성코해운'이라는 배를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회사와 몇몇 섬들만 운행하는 다수의 회사가 생겼고, 원하는 채널을 선택하면 계속 정보를 제공하는 '한방송국'이라는 중앙방송국이 생겼다. 이렇게 나라의 규모가 커지게 되자 원하는 물건을 찾기가 힘들어져서 간혹 원하는 것들을 찾아주는 '나루터'라는 심부름센터를 사용하게 됐다.



한때는 담나라와 뇌이버나라가 대륙을 절반씩 점령하고 있었지만 뇌이버나라가 대문대륙으로부터 많은 병력을 지원받아 파상공세를 취하자 점차 많은 영토를 잃은 담나라는 겨우 20만의 백성들만을 지켜내어 소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담나라가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태라는 것을 직감한 담나라 왕은 자신들을 열심히 공격하는 뇌이버나라로부터 담나라를 지켜낼 계을 짜냈다.
우선 섬과 비슷한 커다란 반도에 집을 잘 짓기로 유명한 이티나라 건축가 너털을 불러 수도없이 많은 집을 지었다. 그리고 그곳에 티나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무나 국적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일종의 중립지대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고집과 자립심이 센 무인도의 거주자들을 위해서 각각의 집마다 자기가 원하는 나라의 이름을 지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자 작은 무인도나 작은 마을 등에 허름한 집을 짖고 흩어져 살던 많은 백성들이 살기 편한 티나라로 옮겨오게 됐고, 그래서 티나라는 점점 커지게 됐다. 그러나 담나라는 티나라로부터 세금을 거둘 수는 없었다. 티나라 집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세금을 걷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담나라에서 투자해 만든 티나라에는 담나라 백성, 뇌이버나라 백성, 이티나라 백성들이 옹기종기 모여살게 됐고, 가장 많은 백성들이 이주해온 이티나라 연합국에 편입하게 됐다. (사실은 '이티나라'라는 이름은 연합국가 형성 이후로도 한참 이후의 이름이고, 이전에는 연합국가들 중 가장 큰 나라 이름인 '얼음나라'를 그냥 사용했다.)



우리 대륙과 가까운 곳에는 '사이세상'과 '모이자24'같은 꽤 엄청난 수의 백성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작은대륙'이 있는데, 우리 대륙보다 훨씬 더 많은 약 800만명의 백성들이 살고 있다. 이 대륙의 백성들은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물건을 나누기보다는 친한 이웃집 사람들과만 나누기를 좋아해서 항상 전쟁 속에 있는 우리 대륙과 비교해서 항상 조용한 나라를 이루며 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작은대륙과 우리대륙을 같은 대륙으로 묶어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성들의 기질이 너무 많이 달라서 같은 대륙으로 볼 수는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대륙의 백성들은 되도록 많은 백성들의 물건을 사용하기를 바랬고, 더 많은 백성들에게 내 물건을 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자신의 물건이 필요없다는 백성을 만나면 전쟁을 불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대륙은 항상 조용할 날이 없다.
반면 작은대륙이 소란스러울 때는 작은대륙 백성들끼리 다툼이 있는 경우보다는 다른 대륙의 백성들이 몰려들어 다투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작은대륙 백성들은 다툼을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이 몰려오면 집을 버리고 도주하기 일수였다.



많은 다른 백성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백성들의 성향을 잘 꽤뚤어본 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에서 뇌이버나라에 한참 밀리고 있던 담나라였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물건들을 골라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담나라 사람들은 '담나라통신'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쓰기를 원하는 물건들의 목록을 만들어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없어서 못 쓸만큼 인기있는 몇몇 물건들이 생겨났고, 담나라 백성들은 담나라통신에 보낼만한 글을 쓰기에 힘을 쏟게 됐다.

이에 용기를 얻은 담나라통신이 (국적 제한을 풀고) 모든 나라 백성들의 물건을 받아 나누게 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담나라통신으로 모여들게 됐으며, 일부 뇌이버나라 사람들까지도 담나라통신을 이용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주목할만한 일은 이티나라에서 일어나게 됐다. 많은 이티나라 백성들이 담나라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담나라통신 덕분에 이티나라는 우리 대륙뿐만 아니라 전 지구의 다른 대륙 백성들에게도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갑작스런 이티나라의 중흥은 살기 좋으면서 많은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티나라로 더 많은 백성이 모이게 만들었고, 이티나라는 결국 얼음나라와 티나라가 연합한 나라처럼 세가 바뀌었다. 이나라와 티나라 백성들의 합은 사실 10만 정도밖에 안 돼지만, 그들이 공급하는 물건은 전 대륙을 뒤덮을만큼 많아졌다.

곧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던 뇌이버나라의 왕은 티나라의 중흥으로 전쟁을 끝낼 수 없게 되자 당황한 나머지 공식적으로 이티나라와 담나라의 물건을 더이상 들여올 수 없도록 국경을 봉쇄조취했다. 그러나 해적의 밀수와 보따리상의 개인거래까지 막지는 않았는데, 밀수와 개인거래를 막으면 뇌이버나라의 경제는 물품 품귀현상을 일으킬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너무 오랫동안 외부 나라와 전쟁을 하면서 물품을 조달했기 때문에 더 이상 스스로 물품을 조달할 경제적 능력을 상실했고, 그나마 남아있는 생산능력이 있는 백성들도 살기 좋고, 생산하기 좋은 이티나라로 꾸준히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남아있는 백성들은 남의 물건을 받아 서로 공유하는 보따리상이거나 해적질을 하는해적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빈 틈을 밀수품과 개인거래로 들여온 물건들을 뇌이버나라의 생산품인 것처럼 속여 공급해 메우는 것은 매우 쉬웠다. 그래서 뇌이버나라는 담나라와 이티나라의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계속 자기들이 생산한 물건이라고 우기면서 백성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했다.



결국 뇌이버나라는 전쟁을 쉽게 끝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티나라로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백성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티나라의 장점을 받아들여 건물을 마음대로 개보수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나라이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게 됐다.


1년 뒤에 계속..........



  1. 호적 정리를 하지 않는 이유는 백성의 수가 늘어나면 면적이 늘어나는 특이한 대륙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