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만 년 전 시작한 공룡 왕국의 쇠퇘는 지구상의 공룡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왜 공룡 왕국이 갑자기 쇄퇘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6600만 년 이전에 존재하던 거대한 파충류들은 대부분 멸종하게 된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서 화산분출설, 속씨식물의 번성, 지구의 한랭화 등을 원인으로 추측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공룡 왕국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6500만 년 전에 있었던 거대 운석 낙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현재 유카탄 반도로 여겨지고 있는데, 6500만 년 전의 충돌이라 여겨지는 여러가지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출처 : http://www.sheppardsoftware.com

처음 운석충돌설이 제기됐던 80년대 초반에 가장 큰 문제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대사멸의 주기성의 원인을 밝히는 문제[각주:1]였고, 두 번째는 6500만년 전에 낙하한 운석공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많은 과학자와 탐험가들이 6500만년 전에 충돌한 운석공을 찾았지만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운석공이 비교적 최근인 1992년에서야 알려지게 된 것은 운석 충돌 당시에는 유카탄 반도 부근이 모두 바다였기 때문이다. 그 뒤 많은 퇴적물들이 쌓이고, 지각변동으로 인해 지형도 많이 변했기 때문에 겉보기나 지도만 봐서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카탄 반도의 사진(왼쪽 위)을 살펴봐도 거의 아무런 흔적도 발견되지 않는다. 저 지형은 거대한 평원같은 곳으로 특별한 표식을 하지 않는다면 크레이터가 존재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역이다.

왼쪽 아래의 사진을 보면 외곽의 경계를 알 수 있다. 반지름이 198km나 된다는 운석공의 한 중심에는 멕시코의 한 도시 Marida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도시는 이 크레이터와 별로 상관이 없다. 운석 충돌지점(운석공의 중심)은 이 도시로부터 북쪽으로 좀 떨어진 해안가이다.

운석공의 중력 측정 이미지 1운석공의 중력 측정 이미지 2
미국 나사sheppardsoftware.com에서 가져온 이 이미지들은 좀 더 선명하게 운석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약 10km 크기(보통 에레베스트 산만하다고 하는 크기)의 운석이 낙하한 운석공은 선명한 이중크레이터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이미지들은 지표에서 중력의 크기를 측정하여 지도에 표시한 것이다. 모암(母巖)에 비해서 퇴적층은 밀도가 작으므로 퇴적층이 얇은 곳에서는 모암의 영향으로 중력가속도의 크기가 크게 측정되고, 퇴적층이 두꺼우면 중력가속도의 크기가 작게 측정된다. 따라서 최적층으로 덮여있는 지형의 중력가속도를 측정하면 모암의 모양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된다.
그 결과 모암의 모양은 약 200km 반지름의 큰 원형과 내부의 작은 원형으로 관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의 이미지에 찍혀있는 하늘색 점은 cenote라는 지형으로 지하수에 의해서 석회암에 구멍이 생긴 뒤에 구멍의 일부분이 무너져 내려 수직동굴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출처 : http://www.lpl.arizona.edu

cenote 위치를 자세히 보면 크레이터의 위치와 상당히 유사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크레이터 외곽을 따라서 지하수가 흐르는 것이 방해받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크레이터 안쪽의 석회석은 거의 용해되지 못했고, cenote는 크레이터 외곽을 따르 집중적으로 모여 흐르는 지하수에 의해 원형을 이루면서 형성된 것이다. cenote는 고대문명을 일궜던 마야인들의 중요한 식수 공급원이었다.

Chicxulub 운석공의 지질구조


석유 채취 등을 위해서 지금까지 이 부근을 시추한 결과의 정보는 운석공의 흔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선 충돌의 충격파에 의해서 생성된 두 개의 원형 고리는 Impact Crater Rim과 Peak Ring으로 형성되고, 중심부는 충돌 당시에 녹았다가 다시 굳어진 Impack Melt Sheet 층(주황색)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위를 충돌당시 하늘로 떠올랐다가 지면으로 쏟아져내린 암석들(Impact Breccias, 분홍색)이 뒤덮고 있다. Impact Crater Rim과 Peak Ring 사이에 존재하는 사선의 지형물은 충돌 이후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지질변화를 겪은 것이다. (이 변화도 대체로 원형을 그리면서 나타난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운석공 부근에 유전이 많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운석공에서 유전이 발견되는 것은 꼭 Chicxulub 운석공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운석공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 운석의 충돌은 지구 곳곳에 K-T 경계라는 특이한 지층을 만들어냈다. Impact Breccias가 세계 곳곳에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고, K-T 경게는 Impact Breccias가 쌓인 지층이기 때문이다. 이 지층에는 충격석영과 이리듐과 같은 백금족 금속들이 다량 발견된다. 지구 생성 초기에 모든 암석이 액화됐을 때 이리듐과 같은 무거운 금속은 지구의 내핵으로 모두 가라앉아서 지구상의 대부분의 암석에는 이리듐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백금족 원소들(금(Au), 백금(Pt), 이리듐(Ir), 오스뮴(Os) 등)이나 우라늄(U) 같이 무거운 원소들은 지구가 생성된 뒤에 우주에서 운석으로 공급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지구상 곳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많은 양의 이리듐이 갑자기 공급될 방법은 외계로부터 공급되는 방법 뿐일 것이다.



이렇게 중생대는 지층의 K-T경계를 계기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공룡의 왕국이 중생대가 끝나면서 같이 끝났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두 발로 걷는 조반목 공룡들 중 상당수는 깃털을 갖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깃털공룡류라고 생각되며, 이들은 새들과 같은 선조로부터 진화했다고 믿어진다. 그리고 이들 공룡들은 운석이 충돌할 당시에도 멸종하지 않고 일부 종은 살아남았다고 믿어지는 중요한(?) 화석들이 존재한다. 이들 화석에 의하면 공룡은 운석충돌 이후에도 최소한 수십년은 더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왜 공룡들이 운석충돌을 전후해서 급격히 수가 줄었는지는 앞으로도 한동안 해결되지 않는 의문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카탄 반도의 운석충돌이 공룡을 멸종시킨 것인지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이 충돌로 인해서 공룡 왕국이 무너지는 중요한 원인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우리가 그동안 봐오던 유카탄 반도의 지도상의 모습은 시간이 공룡의 아픔을 감춰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로부터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공룡이 운석때문에 멸종하지 않았더라도 결국은 포유류가 공룡들을 멸종시키고 우위를 점하게 되지 않았을까? 이는 중생대라는 1억 5천만 년의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면서 뇌라는 지혜의 보고를 발전시켜 온 포유류의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정 : 2007.09.17
  1. 초기 운석 낙하설은 지구의 대사멸이 매우 규칙적인 주기로 일어났고, 그 원인은 태양계 외각에 있는 케이퍼벨트라 불리는 오르트구름 안에 거대한 10번째 행성이 존재하여 주기적으로 거대한 운석을 태앙계 중심으로 보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오늘날의 학자들은 생각이 조금 변했다. 대사멸이 자주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매우 규칙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오르트 구름에서 태양 가까이로 끌려들어온 운석들이라고 하더라도 규칙적으로 지구에 부딪힐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번의 대사멸 중에 운석충돌에 의한 대사멸도 물론 존재했지만, 다른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서 대사멸이 그동안 진행됐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트랙백 주소 :: http://may.minicactus.com/trackback/104011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A2 2007/09/01 19:4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 김은선 2008/01/22 17: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