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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K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전시회였다. 그리고 물론 지금도 가장 크다.
하지만 그 규모는 어떨까? 10년 사이에 그 규모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 아니.... 이번 행사는 사실 SEK만 한 것이 아니므로 1/4 정도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업체에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SEK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알만한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한컴과 MS 정도 뿐이었다.

업체에서 참여하지 않는 것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연히 참여한 만큼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참가하면 많은 방문객들에게 자기 회사의 전시물을 보여줄 수 있는데 왜 효과가 없는 것일까?

LG부스에서 잠시 휴식중
Canon PowerShot A75 | 6.59375mm

LG부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Cyon을 사용해 봤다. 삼성 애니콜 (내 것)과 부스의 Cyon 사이에서는 IR통신이 되질 않았다.


내가 참여해서 관찰하다보니 시간대별로 사용자의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똑딱이 카메라(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제품들의 사진을 찍고 설명을 듣고, 여러가지 관심분야의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시에서 3시 사이에 무거운 중장비를 들고 나타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등장했다. DSLR 카메라를 들고 모델 사진을 찍기 위해서 나타난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이 통로를 점령하면서 사람들의 소통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이런 사람들은 제품보다는 도우미로 참석한 모델들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결국 제품을 보러 온 방문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SEK가 위축되고 있는 이유는 시대가 변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로 변하면서 웬만한 이야기는 모두 사진으로 인터넷에 뜨고 있다. 한 달마다 발간되는 월간잡지들조차도 인터넷의 속도전에 밀려 폐간되고 있는 실정인데 1년에 한 번 열리는 SEK는 그 정도가 더 클 것이다. 실질적으로 10년 전처럼 기존의 판매하는 제품을 진열하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는 힘들어지고 있다.

용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들이다. 그런데 용산에서는 대부분 도우미들을 고용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도우미들을 고용한 마케팅을 하는 곳은 기껏해야 핸드폰을 판매하는 몇몇 가게 정도이다. 왜 그럴까?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남자들이 주로 찾는 용산에선 도우미들이 실질적인 판매에 영향을 거의 안 미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따질 때 성적인 호기심을 자극해봤자 무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목표의식이 있을 때......


우리나라의 모터 쇼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 명성은 익히 잘 알고 있다. 모터쇼가 열리는 철이 되면 온갖 모델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쏟아져 나온 모델들 사진들은 원래 자동차와 함께 홍보되기를 바라는 것이겠지만, 실제로는 자동차는 사라지고 모델 사진만 남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모터쇼에 참석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모터쇼에 참석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까? 처음 몇 번은 달성했을지 몰라도 이미 그 효과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모터쇼에서 학습을 한 사람들이 모델이 다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다니면서 분위기를 흐린다.
그래서 우리나라 모터쇼에도 참가업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래의 동영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Canon PowerShot A75 | 5.40625mm

많은 DSLR 부대가 모인 이유는?


그리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당장 자기 부스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방문객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고, 도우미들의 설명을 알아듣기 힘들게 만든다. 처음에는 잘 듣기 위해서 애쓰지만 잠시 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를 받고서 도우미의 설명을 듣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만약 서점에서 댄스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면 고객들이 어떻게 할까? 서점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충분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방문하는 것이 SEK이지 무도회장에서 뛰어놀듯이 즐기며 헌팅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이 SEK는 아닐 것이다.

SEK 2007의 iLuv 부스에서 큰 음악소리에 맞춰 포즈를 취하던 모델들


그러한 분위기에 휩쓸린 일반인들은 처음에는 혹 하고 관심과 호기심을 갖지만 이내 그 곳에서 발길을 올리게 마련이다. 모델을 이용하더라도 비쥬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있어야 호기심이 식지 않게 되지 않을까?

10년 전에는 디지털 기기가 존재하지 않고, 인터넷도 없었기 때문에 직접 가서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델을 이용한 쇼 마케팅에도 익숙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쇼를 하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정보는 거의 인터넷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쇼 자체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사용자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전에 사용되던 방법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적응할 줄 모르는 무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얻으려고 방문한 사람들은 이내 전시장에서 발길을 돌려서 강연회가 열리는 곳으로 가거나[각주:1] 집으로 가 버릴 것이다. 진짜 파워유저들이 얻을 것도 없는 전시장에서 계속 머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새로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타겟팅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각 업체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고객을 설정해서 사전 등록을 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뭔가 실질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을 그대로 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품도 되도록이면 사전등록된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무작위로 뿌리는 경품이 매력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 의미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델 섭외료만 수 천만 ~ 수 억 원이 될텐데 이 돈을 나눠서 사용자들이 꼭 필요한 기념품으로 좀 더 제공해 주는 것은 어떨까? 관련된 좋은 자를 만들어 배포하면 어떨까? (자를 만드는데 시간은 들겠지만, 사실상 돈은 별로 들지 않는 것이 출판물 제작이다.)
그것도 아니면 IT계의 스타를 불러서 Sign회나 만남의 장을 마련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s.

  1. 강연회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