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내용을 공부할 때 주의할 점이 많이 존재한다.
가장 심각한 것이 초기의 광범위한 개념의 용어가 공부를 통해서 협소한 의미로 구체화 될 경우는 어떻게 될까?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와같은 문제를 많이 접한다.

다음의 그림을 잠깐 살펴보자.



이 그림을 밀림의 토질의 종류와 어떤 거대한 나무의 분포라고 생각해 보자.
이 나무는 거대한 나무로서 일단 있다는 것 자체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고 해보자. 우리의 연구원은 이 지도에서 보다시피 가장 많은 나무가 존재하고, 가장 지질이 복잡한 곳인 우하귀 쪽을 선택해서 나무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하자. 이 연구원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하자.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하나의 결론, e와 f의 토질에만 나무가 자란다고 결론지었다.

1. 이 연구원의 연구는 옳은가?
2. 옳지 않다면 무엇이 잘못됐는가?
3. 왜 그러한 오류가 발생했는가?
4. 이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가?



이 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옳지 않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d 토질에서도 이 나무는 잘 자라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d'지역에서는 이 나무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연구는 잘못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는가? 이 오류의 첫 원인은 나무가 생존한 곳의 토질은 이 나무에 적합한 토질이고, 이 나무가 생존하지 못한 토질은 이 나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 오류의 두번째 원인은 폭넓은 조사를 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세번째 원인은 직접 나무를 심어서 가꿔보는 연구자의 적극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 연구의 오류는 연구자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다.
이와 똑같은 오류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에게서 쉽게 나타나게 된다.
위의 연구자가 연구를 시작할 때 처음에는 오류가 개입될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다른 곳에 존재하는 나무의 존재도 이미 알고 있었고, 어떤 토질과 나무의 연관성에 있어서 모든 것을 실험해 보면 알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자는 연구를 계속 하면서 자기가 보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연구를 시작할 때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내용들 중 자신의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내용들은 마음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게 된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가끔 중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내용들을 갖고 고민하고, 틀리는 모습들을 가끔 본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대학교 전공을 공부하고,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고, 포닥을 거처 교수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전공은 계속 세분화되어 어느 한 분야만을 다루게 된다. 따라서 자기가 전공하는 부분에 대한 지식만 많이 알고 있으면 되므로 중고등학교, 대학고 학부과정에서 배웠던 폭넓고 두리뭉실한 지식들은 점차로 잊게 된다.
결국 어떤 용어의 뜻이라던지 개념의 적용범위를 자신도 모르게 좁게 생각한 상태에서 자기 연구가 진리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 그리고 그 말은 맞다. 이미 그 사람의 전공 폭은 매우 좁은 상태여서 적용 범위를 좁혀도 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자신의 전공만 공부하면 별 탈이 없었을 텐데 문제는 항상 사회와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대학교 교수라고 하더라도 중고등학생, 대학교 저학년생, 일반 사회인들과 이야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게 된다. 이 때 이 교수가 처음 공부할 때처럼 폭넓은 생각을 두리뭉실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이 교수는 대화하는 사람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대화자가 이 교수의 권위에 꼬리를 내리면 그나마 다행인데, 만약 꼬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상한 상황은 각자 상상에 맏기고....



무엇을 공부할 때 처음 접하는 지식의 폭을 잊지 않도록 주의를 많이 해야 한다. 어떤 학문이든지 공부를 많이 할수록 용어의 엄밀성이 증가하게 되면서 모든 용어의 초기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공자들끼리도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약간씩 달라지게 되고, 그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지 못하면 다툼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 이 말이 한국말에만 적용되겠는가? 무수히 많은 말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볼 때 우리나라 말이 접두사/접미사/조사/어미 등의 변화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서 좀 정도가 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기는 한다. ^^;
이러한 언어의 부정확성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만드는 중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이 자신의 지식/생각과 다르다고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또 공공연히 교과서에 text로 명확히 등록되어 있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그 말 자체가 포함하고 있지 못한 것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 대표적인 말이 '양자역학'에서의 파동에 대한 개념일 것이다. (양자역학의 파동 개념은 기존 고전역학에서의 파동의 개념과는 다르다. 고전적 파동과는 형태가 다른 일종의 밀도파여서 우리의 관념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개념인데 양자역학의 파동의 개념고전역학의 파동의 개념으로부터 출발하여 차츰 개념이 변화된 경우여서[각주:1] 고급 양자역학까지 공부한 사람들이 양자역학의 파동이 실질적으로 고전적인 파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간혹 존재한다는 것을 잊는 경우가 빈번하다.



글 후기 :

  1. 파동의 개념이 바뀌게 된 쉬레딩거의 파동 개념을 깃점으로 이전과 이후 양자역학을 나눠 초기 양자역학과 후기 양자역학으로 나눈다. [본문으로]
포털에 펌할 수 없음!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작은인장

트랙백 주소 :: http://may.minicactus.com/trackback/103010

  1. Subject: 서울대 생이 말하는 공부잘하는 비법?!

    Tracked from 아지라엘과 가가멜의 반찬거리: You turn gagamell into documentalist..! 2007/08/07 10:54  삭제

    뭐 나름 공감이 가는 듯 하기도 하고 ...ㅎㅎ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snowall 2007/08/07 12:2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생각만 하고 있던건데 먼저 써버리셨군요. ^^;;

    • BlogIcon 작은인장 2007/08/07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snowall님께서도 제가 생각만 하던 것을(그러니까 계획, 메모해 놓은 것들) 많이 글로 올려주시니 제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