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가 빛보다 빨리 움직일 때....

마하의 법칙.....

공기 중에서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면 그 충격파면은 깔데기 모양으로 원뿔을 형성하면서 사방으로 퍼저 나간다. 이것이 소위 "마하의 법칙" 이다.
어떤 물질이 파동보다 더 빨리 지나간다면 그 파동은 원뿔 모양의 엄청난 에너지가 축적된 충격파면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소리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 무엇보다도 더 빠르다고 알려진 빛이라는 파동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그럼 무엇이 빛보다 더 빨리 움직일까? 상대성이론이 틀린 것일까?
아쉽지만 상대성이론이 틀린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지 빛보다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는 매우 빨리 움직여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없고, 빛도 어느정도 느리게 움직여 줘야 한다.

빛이 느리게 움직인다니???
사실 이 명제를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실제로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이미 이에 대한 내용을 공부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 명제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물리를 이해가 아닌 암기과목으로 공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빛의 굴절의 법칙인 스넬의 법칙(snell's law)을 공부할 때.....
분명히 빛의 속도의 비와 굴절각의 Sine값 사이의 연관관계를 공부하면서 빛의 속도가 물질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려진다고 공부했을 것이다. (설마 빨라진다고 이야기하신 선생님들은 안 계시겠죠? ^^)

굴절율이 존재하는 물질 내부로 고속으로 가속한 입자가 입사하는 경우 입자의 속도는 쉽게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 때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아주 재미있게도 푸르스름한 빛이 발산된다고 하는데, 이 빛을 체렌코프 광(Cherenkov radiation)이라고 부른다.
이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입자가속기가 있어야 하므로 일찌감치 포기하자. ^^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광섬유에서다.
광섬유를 이루고 있는 석영은 굴절율이 1.5 이상으로 꽤 높은 물질이다. 그리고 광섬유의 주변으로 갈수록 불순물이 늘어나서 굴절율은 점점 더 낮아지된다. 광섬유 안으로 빛이 들어오면 이 빛들이 진행하다가 광섬유의 가장자리로 이동하게 된다.[각주:1] 그렇게 되면 빛은 굴절율이 큰 쪽으로 휘어지게 된다. 볼록렌즈에 입사한 빛이 중심부 방향으로 휘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렇게 휘어진 빛은 마치 광섬유의 가장자리에서 반사된 것처럼 작용한다.[각주:2] 이것은 마치 뜨거운 공기에 의해서 생기는 신기류와 비슷한 현상이다. 이렇게 발생한 광섬유 속의 빛의 이동은 솔리톤을 형성하게 된다. 솔리톤은 파동이 1 차원의 전달경로 속에 있을 때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진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나의 이전 글에서 파동은 에너지의 흐름이고, 이는 곧 입자와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빛과 형태가 약간 다른 파동이 광섬유 안으로 들어온다면 이 파동은 입자처럼 움직이면서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입자의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광섬유 통신에서 사용하는 빛의 펄스(pulse)다. 이 펄스가 이루는 입자를 솔리톤이라고 부르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 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펄스는 광섬유 안에서 빛보다 빨리 움직인다.[각주:3]

여담으로 한가지 이야기하자면...
생각해 보면 참 웃기지 않나? 펄스를 구성하는 입자는 빛인데, 빛보다 펄스가 더 빨리 움직인다니?
원래 솔리톤은 비선형이라는 무척 복잡하고 현재 물리학에서는 다루기 힘든 현상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러니 솔리톤을 다루는 글에서도 그 원리적인 수식들을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원한다면 이 분야를 전공해라!) 아무튼.... 광섬유 안의 펄스는 완전히 단일한 파장으로 구성되지는 않으므로 (그렇지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 파장으로 구성된) 속도 또한 약간 틀려질텐데....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복합파장으로 구성된 펄스는 절대로 흩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펄스가 움직이는 속도를 군속도라고 부르고, 각각의 빛이 움직이는 속도를 위상속도라고 부른다. 위상속도가 합해져서 군속도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펄스가 이동하면서 광섬유에 영향을 줘서 위상속도인 각각의 광자들의 속도를 어느정도 일정하게 맞춰준다. (정확히 같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유리섬유 안의 펄스는 뭉처졌다 약간 퍼졌다를 반복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ps.


  1. 광섬유가 구부러졌든, 입사한 빛이 광섬유의 중심축에 평행하지 않았든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이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본문으로]
  2.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과서들은 마치 거울에 반사되는 것처럼 빛이 움직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오류다. 거울에 반사되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과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굴절하는 것은 크게 보면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반사율이나 광섬유의 휘어짐 등에서 살펴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본문으로]
  3. 이 때 속도를 군속도라고 부른다. 이는 아주 오래전에 실험으로 측정된 사실이다.(나의 추측이 아니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특수하게 만든 터널을 통과하는 소리가 빛보다 빨리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믿기 힘든 결과도 있었다. 모두 비슷한 현상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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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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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06/02/22 15:1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프란체코프 광------>체렌코프 복사(Cherenkov rad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