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부터 대보름까지......
이맘때만 되면 윷놀이를 하는 우리의 전통놀이는
누구도 어렸을 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삼촌 등 집안 식구들과 하던 윷놀이를 기억한다.
그런데 윷놀이를 하면 항상 이기는 사람이 이긴다. 왜 그럴까?


1. 윷이 잘 나오는 사람이 이긴다.
윷놀이의 가장 큰 특징은 기회의 균등에 있다. 기회가 같다면 우선 잘 나오는 사람이 유리한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무조건 다섯모 걸이 나오면 끝나는 일이니까....
또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더 높은 결과가 나오면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윷가락은 항상 한 사람에게 좋은 결과를 주지 않는다. 확률상 개가 나올 확률이 높지만 윷가락은 업처지는 것보다 젖혀질 확률이 조금 더 높게 만들어지므로 개와 걸이 날 확률이 가장 높다. (집에서 대충 만들면 돼지가 날 확률이 가장 높아질 경우도 없는 건 아니다. -_-)
하지만 윷이 잘 나오는 사람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2. 윷을 잘 던지는 사람이 이긴다.
윷이 업어지거나 젖혀지거나.... 하는 것은 확률적으로 던지는 손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절대적인 확률싸움이라서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초기의 손모양이나 손 안에서 윷가락이 젖혀져 있는지 업어져 있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약간씩 바뀌기 마련이다.
이런 영향을 분석하는 것은 경험에 의해서 나타나거나 이론적인 분석을 통해서 나타나는데, 실제 윷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이론적 분석을 할 시간이 없으므로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윷놀이를 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윷놀이에 강점을 띄게 된다.
윷을 잘 던저야 하는 이유는 윷놀이가 항상 더 높은 것이 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조건이다.

윷놀이의 또 하나의 특징인 잡아먹기의 전략 때문이다.

3. 잡아야 이긴다.
윷놀이에는 상대방 말을 잡는다는 매우 강력하고 매력적인 조건이 존재한다. 처음 말이 출발할 때는 어떤 말이나 죽기 쉽다. 상대방 말을 잡으면 한번 더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출발은 상대방 말을 잡고 다시 한번 던져서 쉽게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쫒아가는 사람들이 그리 불리한 것은 아니다. 항상 두세 칸의 차이를 두고 쫒아가면 생각보다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뒤에 가는 사람은 더이상 잡힐 수 있는 조건이 없으므로 쉬엄쉬엄 쫒아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것이 매력이 된다. 간혹 앞서 있는 사람을 못 잡고 그 앞으로 가게 되는 순간에 말을 새로 하나 달아서 계속 쫒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유리한 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쫒는 거리는 2~3칸이 좋은데, 이는 위에서 말한 가장 잘 나는 것이 개나 걸이기 때문이다.

4. 효율성 싸움이다.
다른 게임들도 비슷하지만 어느 한 순간 잘 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을 볶을지, 상대방 말을 쫒아갈지, 아니면 새로 달지.... 등등....
선택의 폭이 몇 가지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매번 선택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다음에 나와 상대방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순전히 확률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판단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다른 게임과는 차이가 난다.
똑같은 효율성 싸움이라고 하더라도 바둑이나 장기나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은 나와 상대방의 전력은 명확히 들어나 있는 상태에서 다음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윷놀이는 현재의 상황은 명확하지만 미래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미래의 평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모든 가능한 상황에서 효율성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해진다.
이런 확률싸움은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

즉 아무리 해도 윷놀이를 못하는 사람은 계속 못한다.

5. 윷놀이는 심리전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윷놀이는 놀이에 임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 똑같이 나온 결과를 갖고 공격적으로 말을 움직일 것이냐 빨리 도망갈 목적으로 말을 움직일 것이냐 아니면 또 다른 심리로 말을 움직일 것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더군다나 윷이나 모가 나길 바라면서 던지는 경우와 상대방의 말을 잡기 위한 공격적인 생각으로 윷을 던지는 경우에 나오는 결과가 다르다.
윷놀이를 하면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집요함이 있는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윷놀이는 심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과학이이라는 것이다.



윷놀이의 경험 하면 군대에서의 윷놀이가 생각이 난다. 누구나 그렇듯 군대에서 보내는 설은 두 번....
처음 군에서 보낸 설은 일병 칠호봉으로 지낼 때였다. 우리 소대원 대다수가 당시 병장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난 당시에도 거의 말단이었다.
당시 분대별로 윷놀이를 했는데 우리 분대의 분대장은 참 좋은 사람이었지만 게임이나 수학에는 감각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말을 쓰겠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별로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로 군에서 보낸 설은 병장 오호봉 때였는데, 다들 알다시피 병장 오호봉 정도면 사성장군보다 높은 계급이다. ㅎㅎㅎㅎ
두 번 경기를 했는데, 맘 편하게 먹고 아이들한테 던지라고 시키고서.... 말은 내 맘대로 썼다. 원래 분대원들 편하게 놓아주던 편이라서 요구하는 것이 나오면 좋고 안 나와도 그만.. 하면서 말을 썼는데... 결과가 꽤 좋았다.
윷이 잘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못 나온 것도 아니었음) 효율성 싸움이 중요한 경기여서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가장 막내 분대가 윷은 가장 화려하게 나온 것 같다. (두 번 모두 꼴지를 했지만.. 그건 단지 경험차이....) 두 번째 경기에서 막내분대가 우리분대의 말 세마리 볶은 것을 끝내기 두 칸 앞에서 잡아버려서 한참을 더 고생해야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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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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