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리니지 도용사태

나는 게임을 잘 모른다.
컴퓨터 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해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깊이 아는 것은 아니므로 정확하게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부터 비슷한 소재의 글을 생각하려던 취지를 확장시켜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전에 이야기했던 내가 아는 중국교포 형이 나에게 메신저로 질문을 해 왔던 적이 있었다.
중국에서 리니지2로 접속을 하는데 자꾸 한국이 아닌 중국 사이트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듣게 된 이야기는 중국에서는 리니지를 해서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리니지를 하면 한 달에 3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아이템 장사를 통한 이득인 셈이다. MMORPG 게임의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레벨과, 그 레벨에 알맞는(X) 가장 강력한 아이템의 조합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가장 좋은 아이템의 경우 인터넷에 나오는 빈도가 매우 낮고, 또 특정 아이템의 경우 나오는 장소마저 한정되어 있어서 특정 장사꾼들에 의해 그 지역이 점령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돈을 주고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게임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아이템을 획득하여 판매하는 조직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형은 태연히 하면서 자기도 그 일을 해볼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중국 노동자들의 1개월 월급을 생각할 때 매달 30만 원이란 돈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또한 가끔 수백~수천 만원씩이나 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경우 산에서 산삼을 발견한 것이나 진배없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이 직업적으로 만연하다보니 관련 사이트는 물론이고 여러가지 고질적인 병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아마 인터넷에서 사기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분야도 인터넷에서의 아이템 판매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에 작년 정부에서는 아예 온라인 아이템 현금거래를 합법화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상황이다.

더군다나 많은 수의 게임 폐인들도 이를 위해서 게임을 하고, 또 이를 위해서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WOW라는 게임에서는 아예 일정 금액(게임상에서의 가상머니)을 주면 게임 내에서의 필요한 아이템을 모두 구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해서 아이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차단하고자 시도하고 있다.[각주:1]



이러한 사이버머니에 대한 이야기에서라면 라이브바둑이라는 바둑사이트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라이브바둑에서 T머니라는 것이 생긴 것은 2003 년쯤으로 생각된다. T머니는 초기에는 간단한 게임을 하거나 고수바둑(7단이상)의 승강급 대국을 하는 동안에 승패에 돈을 걸어서 따고 잃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출발했었다. 그리고 곧 사용자간에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사건이 이상하게 변하게 됐다.
분명 내가 기억하는 초기의 라이브바둑에서는 사람들이 대국을 즐기고, 강의방을 열어서 서로 바둑에 대한 지식을 주고 받으면서 열학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곳이었다. (그런 분위기 였기 때문에 라이브바둑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배팅제도가 생기고, 사용자간의 T머니 이전이 허용되면서 배팅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은 돈을 따라서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현금으로 T머니를 구매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활발히 활동하는 9단들은 대부분 프로기사들이다. 그리고 9단간의 대국을 한판 하면 일반적으로 배팅금액의 2%를 지급받게 되는데 초기에는 1000만 원대, 작년에는 2억 정도의 T머니를 받을 정도였다. 또한 2억이면 현금으로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것이 통례였다.
좀 인기있는 프로기사들은 한 판의 대국을 함으로서 100만~1000만 원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었고, 이는 곧 사기대국으로(배팅상태를 봐서 유리한 쪽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되거나 기존의 프로기사들 간의 대국 기보를 그대로 흉내내는 바둑까지 등장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사기에 해당하는 일이고, 이쯤되자 타이젬에서 매일 사기대국을 찾아내서 대국의 배팅을 무효화시키는 일을 할 정도로 심각하게 변질됐다.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간의 T머니 이전이 금지되자 이번에는 아예 아이디 자체를 거래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짧은 시간동안 누가 봐도 의미없는 바둑을 마구 두면서 한 명이 돌을 던지는 이상한 풍토까지 발생하게 됐다.


▲ 타이젬 홀짝게임

어제는(2006.02.13) 운영자가 홀짝게임을 하면 아이디가 정지된다는 공지까지 발표했다.

도대체 홀짝게임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마침 접속해 있던 운영자에게 홀짝게임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다.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는가?




라이브바둑에서 처음 T머니를 만들고 베팅을 만들었을 때 운영자한테 T머니는 실패한 정이니까 제도를 없애자고 했더니 내부에서는 성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더 할 말을 잃고서 거의 1년여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 타이젬은 이 T머니 제도때문에 심각하게 고심하는 것이 눈에 띈다. 온 사이트가 바둑이라는 스포츠를 즐기는 곳에서 온 천지가 다 도박장화 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 번 만들어서 몇 년을 운영해 온 제도를 없애버리면 그 뒤의 사정은 어떻게 되겠는가? 결국 타이젬은 T 머니 제도를 유지하지도 폐지하지도 못하고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런 근시안적인 사이트 운영을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웃긴 것은 거의 동시에 타이젬의 최대경쟁 사이트인 오로바둑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해서 비슷한 과정을 거첬다는 것이다. -_-
두뇌 스포츠라는 바둑을 즐기는 사람들의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서야.....



온라인 게임이나 바둑의 경우나....
그 자체로 사람들이 즐기기에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왜 그 자체에 쓸데없는 것을 집어 넣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불쾌하게 하고, 사기치게 하고, 범죄자가 되게 하고..... 명의 도용까지 하게 하는가?

PC통신 시절에 PC통신에 가입하기 위해서 전화를 기다리던 경험을 수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최소한 지금처럼 욕설이 난무하거나 사기가 판을 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고,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신분 확인보다는 사용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간다는 목적 하나로 대부분의 본인 확인절차를 생략해 버렸다.
그 결과 이번과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닐까?

리니지 관련 게시물을 보면 주위 누가 명의 도용을 당했다느니...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30대 일반인 5명에게 확인해 봤더니 3명이 명의 도용을 당했다는.. 황당한 기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비단 리니지 뿐만이 아닐 것이다.[각주:2]

나도 혹시나 하고 리니지 1과 2를 모두 확인해 봤는데 다행히도 명의 도용을 당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다른 어떤 게임에서 명의도용을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가입의 편리함보다는 명의 도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훨씬 더 많이 지출되게 된 것이 아닐까?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해 본다.

1
. 가입시 편리하게 가입되는 부분을 대폭 축소하라. (핸드폰을 통한 확인은 불가시켜야 한다.)
2. 게임 내에서 아이템의 거래를 금지시켜라.
3. 게임 업체 및 이동통신사 업체에 사용자가 본인임을 확인하면서 정보를 요구할 경우 즉시 제공하라.

즉시가 불가능하다면 (당연하겠지...) 약간의 기간(2~4주 정도)을 두고 그 안에 제공(본인에게 제공할 수 없는 정보라면 경찰에 제공)하라. 제공하지 못하면 업체에 손해배상이나 사법처리하라. (분명 명의 도용을 방조/공모/은폐한 죄가 있을 것이다.)

남의 신분 정보가 사실상 그렇게 크게 매력적인 조건이 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템 현금거래의 활성화라니... 그 생각을 한 사람은 머리가 있는 것인지??
머리가 마우스로 가득 찬 것이 아닐까?


  1. 2007.04.01 추가 : 참고로 말하자면, wow가 활성호 됐을 때 아이템을 판매하는 용도로 게임상의 가상머니를 사고파는 일이 행해졌었다. 일종의 사기인 셈이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안 지나서 이런 현상은 사라졌다. [본문으로]
  2. 2007.04.01 추가 : NCSoft는 결국 여론에 못견디고 실명이 아닌 모든 게이머들의 계정을 중단시켰다. 그리고나서의 결과는 몇 년간 온라인 게임랭킹 1위 수성이라는 이력이 무색하게 금방 순위를 다른 게임들에게 내주고 겨우 10위권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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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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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마 2006/02/14 02:0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마 아아템의 현금거래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게임 상의 아이템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것이니 내가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다 라는 주장이지요.. 아직 법원에서 그렇다할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저에게 조금 더 유리한 쪽으로 현재까지는 진행 중입니다.;; 제가 알기론;;;;;

  2. BlogIcon 크리스 2006/02/14 06:4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실상 온라인 게임 중에서 mmorpg, mmog 와 같은 장르의 게임에서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 장르의 특성이 캐릭터의 성장과 아이템 획득에 맞춰져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