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컴퓨터에선 역시 한글이 축복받은 문자~ )에 대한 분석글을 잘 읽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글을 드리려고 했는데 트랙백이나 댓글 다는 것을 막아놓으셨더라구요... (렐샤님 블로그는 로그인해야 하는데.. 제가 암호를 잊어버린 이후로 다시 가는 걸 포기했었죠. ^^;
그래서 제 블로그에 부족하나마 저의 생각을 남깁니다.



우선 렐샤님의 글을 보자면...

 컴퓨터에서 축복받은 문자는 영문자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님께서 ‘컴퓨터에선 역시 한글이 축복받은 문자~’란 글을 작성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전 이 글과는 좀 생각이 다르답니다.

입력은 중국어보다는 나은 게 확실하지만 그 외에는 한글이나 중국어나 마찬가지에요. 왜냐하면,, 한글은 다른 문자와 다르게 모아쓰기를 하는데 모아쓰기를 고려하지 않고 컴퓨터 강국 입맛에만 맞는 유니코드(Unicode) 체계 안에 집어 넣었거든요. 잘 이해가 안 되시죠? 자 이제 설명 들어갈게요.

한글은 영문처럼 글쇠를 하나하나 누를 때마다 글자가 하나씩 입력되는 방식이 아니랍니다. ‘일기’라는 글자를 입력한다고 가정해보죠. 우선 ‘ㅇ’을 눌러야겠죠. 그러면 ‘ㅇ’에 블록이 설정되어 있거나 밑줄이 쳐진 채로 화면에 표시될 거에요. 이 블록 설정이 되어 있거나 밑줄은 바로 글자가 완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답니다. ‘ㅇ’ 상태에서 ‘ㅣ’라는 모음을 입력하게 되면 글자 모양이 ‘이’로 바뀌어야 할 테고 ‘ㅐ’가 입력되면 ‘애’로 바뀌어야 할 테니까요.

‘ㅣ’를 입력해서 ‘이’가 된 상태에서도 블록이나 밑줄은 없어지지 않아요. 왜냐하면, 사용자가 받침을 입력하게 되면 또 글자 모양이 바뀌어야 하거든요. 이제 마지막 자음 ‘ㄹ’을 입력하면 ‘일’이 되지만 그래도 블록 설정이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또 ‘ㄱ’이나 ‘ㅎ’을 입력해서 ‘읽’ 또는 ‘잃’자로 바뀔 수가 있기 때문이죠.

자 이제 ‘기’자를 입력하기 위해 ‘ㄱ’을 입력해 보면 앞에서 설명했듯이 ‘읽’자가 된 상태가 돼요. 그런데 이제 더는 글자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 입력할 수 있는 것은 남지 않았는데도 블록이나 밑줄은 계속 있지요. 왜냐하면, 사용자가 ‘읽’이 아니라 ‘일’자를 입력하고 두 번째 글자로 넘어가려고 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한글 입력기는 어떻게 ‘일’인지 ‘읽’인지 구분할까요? 초성 없는 한글은 없기 때문에 ‘읽’ 상태에서 사용자가 바로 모음인 ‘ㅣ’를 입력하면 ‘읽’자를 ‘일기’로 만들어주고 자음을 입력하면 ‘읽’이란 글자가 완성되고 두 번째 글자로 넘어가서 자음이 입력되게 되지요.

제가 이걸 설명한 이유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님은 ‘일기’ 입력 과정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ㅇ’, ‘이’, ‘일’, ‘읽’, ‘기’ 이걸 한글 입력기가 조합한다고 생각하세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ㅇ’, ‘이’, ‘일’, ‘읽’, ‘기’ 이렇게 조합될 수 있는 한글이 모두 서체에 들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디자인된 한글을 화면에 출력만 해줘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글 서체 하나 만들려면 2,000여 가지(고어까지 표시하려면 17,000여 가지)가 넘는 한글을 디자인해야 하죠. 게다가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어 우리 일상생활에서 쓰이고 있으니 영문자까지 디자인해야 하고요. 근데 영어만 쓰나요? 한자도 쓰이죠. 그럼 한자도 디자인해야 해요. 이처럼 한글 서체 하나 만들기가 고역이기 때문에 서체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비싸기만 하죠. 중국어는 표의 문자이기에 원인은 한글과 좀 차이가 있지만 마찬가지로 서체 하나를 만드려면 자주 쓰이는 여러 개의 한자를 디자인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또 문제가 있어요. 이건 한글 입력기의 문제인데요. ‘일기’를 입력하면 ‘일기’ 중 ‘기’에만 블록 또는 밑줄이 쳐져 있게 되죠. 이 상태에서 백스페이스 글쇠를 누르면 ‘일ㄱ’가 되요. 또, 백스페이스 글쇠를 누르면 ‘일’자만 남게 되죠. 이 상태에서 또다시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어떻게 되야 정상일까요? ‘이’가 되어야 정상이죠. 왜냐하면, 사용자는 ‘ㅇㅣㄹㄱㅣ’ 이렇게 입력했으니까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일’자가 모두 지워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죠. 즉, 한번 완성된 글자는 중국어처럼 하나의 문자가 돼버려서 다시 분리가 되지 않아요.

반면에 풀어쓰기를 하는 영문자는 소문자, 대문자, 특수 문자만 디자인하면 되니 훨씬 편해요. 그리고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니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영어 이외의 다른 문자를 디자인할 필요도 없고요. 이런 환경이니 무료이거나 저렴한 서체가 출시될 수 있고 사용자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괜찮은 서체를 사용할 수가 있지요. 게다가 영문자는 글쇠를 누르면 그것에 해당되는 글자만 화면에 출력해주면 되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한 글자씩만 화면에서 없애주면 그만이니 입력기 개발도 용이하고요. 이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컴퓨터에서 축복받은 문자는 한글이 아니라 영어권 문자에요.


렐샤님의 글 그대로입니다. 이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볼께요.

첫번째...
모아쓰기를 고려한 체계적인 코드체계가 무엇일까요? 렐샤님은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모아쓰기를 하건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건 구현하는 것은 응용 프로그램과 운영체제에서지 코드 자체는 별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긴 설명으로 모아쓰기를 말씀해 주셨었는데, 이 문제는 2벌씩과 3벌씩 싸움이 한참이던 90년대 초반(벌써 10년도 더 이전에...) 한참 왈가왈부하던 말이었습니다. (렐샤님은 나중에 어렵게(?) 공부하셨을테니 다른 사람들이 모르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정상적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대안은 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백스페이스로 한 자씩 지우는 문제도 당시에 많이 언급된 문제였고, 저도 컴퓨터로 타자가 서툴던 초기에는 렐샤님과 같은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하지만 효율면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또 언급하신 문제의 일부는 3벌식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뭐 전체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가슴아프긴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준에서는 좀 힘든 면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들은 응용프로그램 등에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의 편의와 효율성 때문입니다. 또 막상 그것이 그리 필요하지 않는 부분이 많구요. (오타가 많이 난다거나 타자 속도가 떨어지는 것 때문에 표준을 3벌씩으로 바꿨으면 하는데... 사람들이 영 안 바꾸네요. -_-)


두 번째...
서체문제는 확실히 한글이나 한문 쪽이 영어보다 만들기 힘들고, 시스템에 무리가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는 모아쓰기의 단점이어서 일부 학자들이 한 때 풀어쓰기를 하자고 주장한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러가지 문제에 부딛혀 실용성은 없어 보입니다.
컴 환경이 좀 더 발전한다면 서체개발이 어려운 것이야 해결되지 않겠지만 시스템적인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영어가 축복받은 글자일 수도 있습니다만(그만큼 26개의 문자로 모든 것을 다 적을 수 있으니까...) 이는 현재까지 영어권에서 컴퓨터 산업을 이끌어 온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진짜 컴퓨터 강국이 된다면 우리나라 위주로 모든 환경을 분해 재조립해서 영어보다 한글이 더 편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우리나라가 그런 정도의 컴퓨터 강국이 된다면 96년도에 파리에서 있었던 세계 언어학회에서의 '한국어 국제 공용어 논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한글의 강점은 바로 모아쓰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니까 당장 조금 귀찮더라도 그것이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담 한마디 하자면....
제가 주장하는 맞춤법에 대한 국어학자들의 연구가 별로 필요없다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이를 위한 사고가 기반으로 깔려있습니다.
영어의 가장 큰 약점은 아무래도 발음과 철자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거든요. (물론 중국어보다야 연관성이 훨씬 많이 있지만...) 그런데 왜인지 국어학자들은 연구를 하면 할수록 영어처럼 쓸데없는 것들을 추가해서 골치아프게 만들고 있어요. ^^;
예를 들어서 아직도 왜 의문형 종결사 이외의 평서형 종결사는 격음('ㄲ'같은)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거 내가 할게'라고 적고 [그거 내가 할께]라고 읽죠. 이전에는 '그거 내가 할께'로 적었었는데...

뭐 그냥그냥 제 생각일 뿐입니다. 순전히 아마추어적이고, 무식쟁이인 한 네티즌의 의견일 뿐입니다만..^^

포털에 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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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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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햇살 2006/02/11 18:5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ㄲ를 치려면 쉬프트키를 눌러야 해서 ㄱ로 치고 있었는데;; 그게 틀린게 아니었다뇨;;
    http://www.korean.go.kr/nkview/nknews/200106/35_12.html
    저도 '이전에는' ㄲ으로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 바뀐걸까요?

  2. BlogIcon toonism 2006/02/11 23: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치만 맞춤법은 1988년 이후에 개정된 적이 없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