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공기거품
대부분의 거품은 꽤 오랜 시간 존재하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쉽지만, 간혹 관찰하기가 매우 힘든 것들도 있습니다.
윌슨이 우주선에 포함되어 있는 아원자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사용한 안개상자의 경우에는 되도록 많은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최대한 물방울을 빨리 사라질 조건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사람의 눈으로는 물방울을 관측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죠.
반면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비누 같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게 되면 거품이 잘 꺼지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거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살펴볼까 합니다.
(사실은 그림 그리고, 글 시작하면서도 정확한 주제를 정하지 못했답니다. ^^;)
빗방울로부터 관찰된 물거품과 공기거품
그러니까..... 내가 많이 어렸을 때, 국민학교를 다닐 때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교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은 항상 물구덩이인 시골길을 장화를 신고서 터벅터벅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걸어다니다 보니 두 가지 특이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여지것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두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 중 한 가지에 대해서 오늘 이야기합니다.
비가 오는 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셨으면 무언가 하얀 것이 수면 위를 쭉~ 미끄러지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본 뒤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것을 공기거품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공기거품은 당연히도 빗방울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밑에 간단한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못 그렸다고 뭐라 하기 없기~!!!
이 그림은 공기거품이 생기는 원리입니다.
밑의 수면은 맑은 물이건 혼탁한 물이건 상관이 거의 없습니다. 수돗물도 가능합니다.
1번 : 빗방울 한 개가 종단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종단속도는 빗방울의 크기와 관계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언젠가 한번 다뤄봤으면 합니다. (하지만 미분방정식을 풀어야 해서.. -_-)
2번 : 막 빗방울과 수면이 만났습니다. 하얀 공기방울이 생기느냐 생기지 않느냐는 이 때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3번 : 떨어진 빗방울이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때 빗방울이 준 충격으로 수면에 둥근 물결이 생기며, 빗방울이 떨어진 자리는 움푹하게 들어갑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 때도 빗방울은 공기로 둘러쌓여서 물과 섞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4번 : 빗방울이 떨어진 자리가 낮아졌던 반발력으로 밀려 올라갑니다. 이때의 사진은 이미 인터넷이나 TV나 책 같은 매체를 통해서 많이 접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액체들의 점성과 온도 등등의 주변 환경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모양의 멋진 모습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5번 : 떨어졌던 빗방울이 수직성분으로 속도가 거의 0이 되면 아주 잠시이지만 물방울이 수면 위에 생겨서 물과 섞이지 않고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물방울이 생기는 것은 2번에서의 물방울의 속도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것을 공기거품이라고 부른 이유는 물거품이라는 것에 상반된 개념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 붙여 봤습니다.
위의 설명에 대한 그림을 살펴보면 오른쪽의 그림과 같습니다. 왼쪽의 그림이 일반적인 물거품이고, 오른쪽의 그림이 공기거품입니다.
이 그림을 그릴 때 하나를 그려서 뒤집어 붙였습니다. 실제의 모습도 아마도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거품의 경우 물속에 공기가 포함된 형태입니다. 물의 표면에는 표면장력이라고 하는 힘이 작용하는데, 물과 공기 내의 분자 사이에 서로 당기는 힘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물방울 혹은 공기방울의 모양이 거의 완전한 구를 형성하는 것이 모두 표면장력 때문입니다. 우주상으로 올라가면 완전한 구의 모습을 한 액체도 볼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약간 모양이 찌그러집니다. 물거품이나 공기거품도 마찬가지랍니다. 근데 위의 그림은 대충 그렸어요~ ^^ 이해해 주세요.
하여튼, 위 그림의 물거품 및 공기거품에서 붉은 선으로 나타낸 부분과 파란선, 검은선으로 그려진 부분은 구의 일부분의 모습을 하게 됩니다. 표면장력의 영향입니다. 그 끝이 사실 저 그림처럼 뾰족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해해 주시길~ ^^
물거품은 얇은 물의 막 안에 공기가 들어있습니다. 공기는 밀도가 물에 비해서 대단히 작기 때문에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 공기거품의 경우는 얇은 공기의 막 안에 물이 들어있습니다. 물이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위에서 생성원리 부분에서 말한) 수직성분의 속도가 거의 0일 때 수평속도가 크게 남아있다면 옆으로 매우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순식간에 수십 cm를 이동하는 것을 맨눈으로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물거품의 안에 들어있는 공기는 매우 가볍기 때문에 물의 막을 심하게 누르지 않습니다. 주로 물거품이 꺼지는 이유는 물거품을 이루고 있는 물의 무게와 물의 증발이 중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더군다나 공기는 물보다 이동성이 더 좋습니다.) 반면 공기거품의 안에 들어있는 물은 매우 무겁기 때문에 공기막을 심하게 누릅니다. 공기는 또 가벼워서 위로 쉽게 올라가려고 하고 점성도 매우 작기 때문에 물거품보다 공기거품의 수명이 매우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길어야 수 초의 수명을 갖습니다.
이렇게 공기거품이 쉽게 꺼지는 이유는 공기거품의 경우 불완전평형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광학적 특성인데, 물방울의 표면에는 매우 아름다운 무지갯빛 무늬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무늬는 물 위에 기름이 떠 있을 때도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얇은 막의 간섭이라는 매우 유명한 현상입니다. 얇은 막의 앞쪽과 뒤쪽에서 빛이 반사하게 되는데 이 빛들이 서로 간섭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광학기기나 안경, 브라운관 같은 곳에 많이 사용됩니다. 브라운관의 빛 반사가 10여 년 전 제품보다 많이 약하다는 것을 느끼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는 아주 얇은 막을 코팅해서 반사되는 빛끼리 서로 상쇄간섭 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거품에서는 막을 형성한 물이 중력에 의해서 흘러내리면서 막의 두께가 연속적으로 변하거나 증발에 의해서 두께가 연속적으로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반면 공기거품의 경우에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는데, 형광처럼 빛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공기로 속이 찬 물거품의 경우는 렌즈효과는 거의 없는데, 공기거품의 경우 광학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물이 둥글게 채워져 있어서 빛이 렌즈를 지나가는 형태처럼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를 두고 추리해 볼 때 공기거품의 윗면(그림의 빨간색 면)은 구면이고, 밑면(그림의 검은색 면)은 포물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어디서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이런 자료는 찾기가 쉽지 않아서.... 다양한 반지름의 구면과 포물면의 복합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발광다이오드를 정면에서 보면 아주 환하고 밝게 (형광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됩니다.
참고 : 계면활성제와 거품
계면활성제는 액체의 표면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물질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한마디로 계면활성제는 표면장력을 약화시키는 물질입니다. 표면장력이 약해지면 표면을 더 작게 형성시키려는 경향이 줄어들고, 따라서 표면이 좀 넓더라도 그냥 있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계면활성제의 대표물질인 비누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누거품의 경우도 같은 경우인데요.... 표면장력이 약하다보니 물거품이 스스로 조여드는 힘이 약하니까 계속 유지하게 됩니다. 비눗물에 기름을 넣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비누와 물의 경계면에서 나타나는 표면장력이 있습니다. 이 표면장력은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물 분자들과 기름분자들의 내부에서 나타나는 힘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누가 들어가면 이 두 물질을 모두 잡아당겨 하나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두 적국이 싸우고 있을 때 두 나라에 동시에 수교를 맺은 제3의 나라가 중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되면 표면장력이 -로 바뀌어서 사라져 기름이 물에 녹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덧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끝냈습니다.
중간에 미확인 지식들이 잠깐 포함되어서 좀 찜찜하기는 합니다만 크게 문제될 내용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공기거품에 대해서 질문했을 때 이것을 보거나 인식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찰을 잘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아쉬운 느낌을 감출 수가 없네요.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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