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과 수비

취미 2008/04/11 14:59     작은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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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둑을 상당히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이 전자오락이다 운동이다 하면서 즐길 때 난 가만히 앉아서 바둑을 즐겼다.

바둑을 아주 잘 두진 못한다. 그냥 재미삼아 두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다. 내가 네오스톤 이란 사이트에서 바둑을 스승님께 배울 때에는 공인 1단이 나의 목표였다. 곧 목표가 너무 작았음을 깨달았지만 굳이 목표를 바꾸지는 않았다. 왜 목표가 너무 작았느냐 하면..
공부하기 시작한지 다섯 달만에 네오스톤의 5단을 이겨 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정도의 기력이 공인 1단 실력이다. 목표를 삼으려면 최소한 아마 5단 (아마 최고수의 수준) 정도는 정했어야 했었다.



바둑을 두다보면 사람들의 특성이 잘 반영된다. 오히려 10년을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모르던 면을 아주 잘 보여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신도 모르고 있던 무의식적인 면이 바둑을 두면서 나타나게 되는데 정말 놀랍기 그지 없다.
난 평소에 보면 얌전하고 소극적이다. 이것은 나를 (오프라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둑을 둘 때는 어떤가???
굉장히 강하게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국면을 운영해 나간다.
그리고 그에 한 발 더 나아가서 상대방을 핍박하고 상대의 대마를 잡기 위해 총공격을 한다. 물론 잡는 경우보다 놓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놓친다고 해서 바둑이 절대 불리해 지지는 않는다. 최소한 상대방이 나보다 고수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면이 바둑을 둘때에 나타나는 이유는 아마도 바둑이란 것이 무의식을 자극하여 평소에 하지 못하던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바둑을 두는 사람들은 자신의 평소의 행동과 바둑두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프로 여류 기사들 보면 더욱 분명히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여류기사들은 남자들보다 훨씬 더 혹독한 공격형 기사들이기 때문이다. 철녀로 소문난 루이9단부터 시작해서 박지은 등등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류기사들이 공격형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많지는 않지만 활동하는 여류기사들은 거의 모두 공격적으로 바둑을 둔다. (여자들끼리 바둑을 두면 거의 싸움바둑으로 일관한다. 그래도 종국에는 프로인지라 거의 계가까지 가는 편이다.)

난 지금까지 바둑을 다른 사람에게서 한 번 가르침을 받았고, 두 명을 가르쳤다. (솔찍히 몇 명 더 되는데 누군지 알 수 없다.) 한 명은 대학생 여자아이였고, 다른 한 명은 중학생 남자아이였다. 두 명 모두 라이브바둑이라는 사이트에서 만났는데, 모두 두 자리 급수에서시작해서 5급 안쪽으로 실력이 향상되면서 더 이상 가르치지 않게 됐다. ^^* 더 이상 그 사람을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가르친 사람에게는 일종의 보람이다.

바둑을 가르쳤던 아이들에 대한 부연설명



우리가 바둑이 아닌 무엇을 배울 때에도 이 말이 통하는 것 같다.

하수일 때에는 공격적으로 접근하여 황소걸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고수가 되면 뒤를 돌아다보고, 실수를 줄이면서 한 걸음씩 차곡차곡 나아가는 것이 기초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둑에는 세상의 모든 이치가 녹아있다고 한다.
결코 세상과 동떨어지지는 않은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바둑을 잘 모르긴 하지만....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난 오늘도 공격적이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아직 하수이지만 공격적인 황소걸음으로 나아가기엔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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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학주니 at 2008/04/11 15:31

    바둑.. 저는 잘 못합니다..
    그래도 배울만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Commented by BlogIcon 작은인장 at 2008/04/11 16:32

      바둑 자체는...정말 재미있죠. ^^
      특히 제가 바둑을 좋아하는 것은 순발력같은 육체적인 요소가 거의 개입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

  2. Commented by BlogIcon 이정원 at 2008/04/11 22:43

    바둑..을 하고싶어하지만..
    잘못하지만..
    배울만할것 같아요^^
    (..;)